중소 가전업체들 프리미엄 시장 노린다

 “이제는 제품 차별화다.”

 중소 가전업체들이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팔을 걷고 나섰다. 안테나 없는 DMB 단말기, 27인치 초대형 TV 겸용 모니터, 인터넷(IP)TV 등 대기업들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첨단 제품으로 무장하고 있다.

 가격경쟁으로는 이제 대기업을 압도하지 못하자 차세대 프리미엄 시장을 한 박자 빨리 선점하는 ‘블루오션’ 전략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해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 우리도 만든다=중소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세계 최초’라는 영예까지 거머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을 제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코원은 세계 최초로 안테나 없는 DMB 단말기 겸용 MP3플레이어 ‘D2’를 개발했다. 프리미엄 MP3플레이어 시장을 겨냥한 이 제품은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하는 고난이도 기술이 접목됐다. 모니터업체 비티씨정보통신도 최근 세계 최초로 22인치 와이드 TV 겸용 모니터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27인치 초대형 TV 겸용 모니터 시장에 뛰어드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바뀐다=올해 들어 대기업에 시장을 크게 잠식당한 중소 디지털TV(DTV) 업계는 기업용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영업 방향을 소비자(B2C)에서 기업(B2B)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바뀌는 양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와 IPTV 시장 진출이다. 디보스·지피엔씨 등이 호텔·병원·할인점 등 일반 기업을 겨냥한 대형 DID 개발에 나섰고, 에이텍·하스퍼·쓰리에스디지털 등은 IP셋톱박스를 내장한 IPTV 개발에 한창이다.

 DID는 패널업체·시스템통합(SI)업체·광고대행사 등과 IPTV는 인터넷서비스업체·콘텐츠업체 등과 연계 비즈니스를 펼쳐야 한다. 그만큼 사업화를 위한 제품 개발이 힘든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수주 비즈니스가 가능해 단번에 매출과 수익이 급증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대박 신화’도 속속 탄생=생활가전업계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제품 ‘대박 신화’도 나오고 있다.

 유닉스전자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내놓은 스팀진공청소기는 매달 5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4개월 뒤 LG전자가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시장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쿠쿠홈시스가 최고급 천연곱돌을 직접 깎아 만든 ‘일품석’ 전기밥솥은 35만원대의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출시된 이후 수요가 꾸준히 늘어 공급이 못 따라 가는 양상이다. 위니아만도가 올해 처음 선보인 와인 저장기능의 김치냉장고는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적잖은 반향이 예상된다.

 김성기 비티씨정보통신 사장은 “중국업체들이 이미 저가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대기업 브랜드도 가격인하가 잇따라 중소업체가 더는 저가의 가격 메리트만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이젠 대기업보다 먼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서비스도 프리미엄으로 전환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발상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보가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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