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정책자금 지원효과 크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정책자금별 영업이익 개선 효과

 정부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지원효과가 상당히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올 초 한국개발연구원(KDI·김현욱 연구위원)이 중소기업 정책자금의 효과가 별로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정부가 KDI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중소기업 정책자금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적지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서울대 한국행정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중소기업정책자금 성과분석 및 역할재정립’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업체는 지원받지 않은 업체와 비교해 수익성지표인 영업이익률이 평균 9.96% 높았으며 매출액도 6억6500만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정책자금 지원을 받은 7145개사와 지원을 받지 않은 1만2835개사(신청 탈락기업 2851개사, 비신청기업 9984개사) 등 총 1만9980개사를 대상으로 올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조사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민호 연구원은 “KDI의 연구를 바탕으로 효과가 있나 없나에 초점을 맞춰서 연구를 진행했다”며 “영업이익률이 10% 가까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양’의 수준을 넘어 지원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KDI 연구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 것과 관련해 “정확히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비교집단을 어느 곳으로 잡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 주요 자금별 효과도 파악됐다. 중소벤처창업자금(올해 383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률 개선효과가 34.81%로 가장 높았으며 개발기술사업화(850억원) 16.01%, 협동화사업(2800억원) 11.42% 등의 순이었다. 구조개선자금(1조5000억원)은 1.58%에 그쳤다.

이민호 연구원은 “중소벤처자금의 경우 주로 수익률 상승 여건을 갖춘 업체에 운영자금을 지원해 효과가 큰데 반해, 구조개선자금은 설비자금 등으로 활용돼 단기적으로 효과가 적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원방식별로는 직접대출의 영업이익률이 23.37%로 일반은행을 통한 대리대출의 1.27%와 비교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국민경제의 생산적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혁신형 중소기업을 선택해 집중 육성해야 하며, 대출방식도 일반은행을 통한 대리대출보다는 직접대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대 보다 먼저 KDI는 2000∼2002년중 1년간 정책금융을 받은 1311개 중소기업과 그렇지 않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이익률을 비교, 올초에 공개했다. 당시 KDI측은 정책자금 지원이 영업이익률의 변화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가 일부 발견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지원기업과 비(非)지원기업들 간의 영업이익률의 개선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