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만난 세상]이영남 이지디지털사장, 1등을 지향한다

 “지난 19년간 1등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그게 바로 저의 동력이자 변함없는 경영 철학입니다.”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계측기 전문업체 이지디지털의 이영남 사장(49)은 기업이라면 ‘당연히’ 관련 분야에서 1등이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창업 당시 수출을 겨냥한 아이템을 찾다 보니 계측기 분야가 눈에 들어왔으나 기술적인 문턱이 높아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만큼은 국내 선두를 차지해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해보자고 마음을 먹으면서부터 회사 운영에 신바람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장이 지향하는 1등은 단순히 제품에서만 선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략에서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기업들보다 한발 앞선 전략 수립이 바로 핵심이다. 이 사장은 최근 글로벌 계측기 기업들이 제품군을 보유하지 못한 차세대 통신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계측기를 2년 개발 끝에 선보이면서 차별화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관련 중견기업들의 장점을 결합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지디지털은 마케팅과 종합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이다. 1등 전략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연구개발에만 집중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죠.”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직원들에게 ‘잘 노는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한다. “일만 잘하는 직원을 원하지 않습니다. 놀 때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잘 노는 사람이 새로운 생각도 잘하고 시각도 남다릅니다. 결국, 일도 잘하게 되더군요.”

 이 사장은 스스로 노는 부분에서 ‘모범’을 보인다. 어떤 모임이든 자신이 주도를 하며, 단순한 식사라도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여성벤처기업협회장을 맡았던 후에는 각종 행사에서 축사는 도맡아 하기도 했다. 협회장을 그만두고 대외 업무를 다소 줄인 이후에는 회사 직원들에게 ‘노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특별한 약속이 없을 경우 가능한 한 점심시간 때는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들과 맛집을 찾아간다.

 “매일 회사 근처 똑같은 밥집에서 먹는 사람들이 새로운 생각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생각이 들더군요. 독특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집에서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특이한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잘 놀고 일도 열심히 하려면 필요한 게 체력이다. 이 사장은 최근 등산에 흠뻑 빠져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때는 전문 산악인들이나 가능한 12시간 등산코스를 완주하기도 했다. 창업 20주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각오도 다진다.

 “협회 등 대외업무에 신경쓰면서 창업 이후 처음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2년간 회사 업무에 집중하니 이제야 좀 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이제 진정한 1등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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