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업계 "사업 확대로 3중고 탈출"

 대기업 사업강화, 중국산 저가공세, 급격한 환율변동 등으로 삼중고에 처한 중견 생활가전업계가 유통과 사업영역 확대로 위기탈출에 나선다.

 사업영역을 전문화시키기 보다는 제품 다각화와 유통망 강화가 내년도 경영의 핵심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다각화는 청소기 등 가전시장에서 이들 업체간 또 다른 경쟁을 가져올 수 있어,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풍기와 히터 등 여름과 겨울 가전 제품이 주종인 신일산업(대표 박달순)은 내년부터 믹서·분쇄기·청소기 사업을 강화해 ‘계절적인 위험요인’을 줄여가기로 했다. 여름과 겨울에만 매출이 집중됐던 사업구조를 ‘사계절 상품’으로 확산시켜 매출을 늘려나감은 물론 유통망 강화의 계기로 삼기로 했다. 신일산업은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생산, 판매중인 믹서·분쇄기·청소기를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부품을 대량 구입, 생산하기 때문에 중국산과도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가생산으로 종전보다 10% 이상 순익을 높이고, ‘모터 명가’로서의 자존심도 회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일산업은 내년 매출목표를 올해 740억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1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대표 한경희)은 올해 스팀다림을 출시한데 이어, 국내외 중소업체의 유망생활가전제품을 대행 판매하는 유통사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청소기와 스팀다림으로는 사업영역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 가전 유통망과 홈쇼핑 진출 경험을 활용한 대행 판매업 진출을 구상중이다. 그 대상은 국내외 중소제조업체 및 무역회사가 수입한 유망 생활·가전제품이다.

 이 회사 김상식 부장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판로가 없는 중소기업에 문호를 열어 윈윈전략을 펴려고 한다”며 “한경희생활과학으로서도 사업영역을 확대해 외형을 키우는 한 방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희 생활과학의 올해 매출 목표는 1500억원으로, 이같은 구상이 완성되면 매출 2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800억원 매출 달성을 노리는 유닉스전자(대표 이충구)도 내년 스팀청소기, 헤어롤(세팅기) 등 의 판매 강화로 1000억원 매출에 도전한다. 올해보다 30∼40% 늘려 잡은 수치다. 헤어 드라이어와 고데기 시장에서 확고하게 굳힌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인접 상품 영역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유닉스 전자는 올해부터 준비한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상과가 나올 내년에는 중동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방테크론(대표 최중재)도 밥솥과 다리미, 컨벡션 전기오븐 외에 스팀청소기, 선풍기, 히터·온풍기, 살균건조기, 가습기 등 소형 생활가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생활가전 부문만으로는 제한적인 수익을 올릴 수 밖에 없어 투자 위험을 줄이고,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채택하고 있다”며, “그러나 청소기, 가습기 등 생활가전 전반에 걸친 중견 가전업체간 시장경쟁을 격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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