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등 게임산업을 만들자]2부:국내 산업 토양을 바꾸자⑨

⑨장르별 특화 전략 

 비디오·아케이드·PC온라인·모바일게임 이라는 게임산업 장르 구조에서 한국은 ‘2강 2약’의 특성을 갖고 있다.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비디오·아케이드 부문에서 극히 취약한 데 비해,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인 온라인과 모바일게임에선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시장 점유율면에서 비디오·아케이드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현재 2강의 입지도 만족할 만한 그림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온라인·모바일의 2강 입지를 충분히 활용, 전세계 비디오·아케이드게임 시장까지 균형적으로 점유율을 넓혀가지 못하면 진정한 게임강국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장르별 특화된 전략을 갖고 국내 시장 개선과 해외 공략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이다.

 

 ◇온라인게임 ‘달리는 말에 채찍을’=현재 한국 온라인게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5% 안팎으로 한국 게임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내외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세계 메이저 기업들의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중국 등 소비국과의 기술격차도 빠르게 줄고 있다. 달리는 말 위에서 공격도 해야하고, 방어도 하면서 채찍질도 해야하는 상황이다.

 우선 강점을 가진 서버·네트워크 기술의 우위를 계속 유지해야한다. 잇따른 외국자본의 국내 기업 인수 등에서도 기술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날로 높아지는 네트워크 보안, 고압축 트래픽, 속도 등에서 독보적 기술 우위를 지켜야 급속 성장하는 전세계 온라인게임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세계에 통하는 시리즈, 브랜드로 두터운 마니아 층을 거느린 콘텐츠가 뒷받침돼야 한다.

 ◇모바일게임 ‘세계의 스튜디오로’=한국 모바일게임이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세밀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서양 이용자를 사로잡고 있다.

 현재 북미·유럽지역 이통사중 2곳 중 1곳은 한국산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거나 히트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그만큼 대중적 인기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경쟁국과 2위 다툼이 치열한 한국 모바일게임 산업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는 개발·서비스·유통을 모두 장악하고 가겠다는 생각보다는 ‘스튜디오 전략’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통사, 유통사는 달라도 전세계인이 즐기는 게임을 생산해 내는 창작소가 되는 방향이다. 해외 대형 이통사들이 매달리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비디오게임 ‘명품 성공작부터 내야’=지난해 미국 비디오게임시장 규모는 130억달러로 4억달러 안팎이었던 PC 온라인에 비해 30배 이상 컸다. 현재 비중 격차가 앞으로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크고 중요한 시장인 셈이다.

 아직 한국 비디오게임 산업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북미·일본시장에 정식 유통된 비디오게임 타이틀은 3∼4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제 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차세대게임기 X박스360용이 만들어졌고, 출시를 앞두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3 용도 여러 개가 시도되고 있는 등 도전은 끊이지 않고 있다.

 확실한 흥행 결과 보다는 우선 하나 ‘터뜨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차세대 게임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시장 평가까지 얻어내는 것이 요구된다. 가히 명품게임 경쟁이라고 해야할 차세대 게임기용 타이틀시장에서 한번 ‘킬러 타이틀’로 인정 받는다는 것은 수천만달러의 가치를 단숨에 평가받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아케이드게임 ‘해외산업의 한국화 시도를’=‘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아케이드게임 산업이 ‘바다이야기’로 싹까지 잘릴 위기다. 일본·북미·남미·유럽 등에서 아케이드게임이 건전한 유흥장으로 소비자들에게 각광 받고 시장을 키워가고 있는 것과 정반대 추세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은 자신들과 코드가 안맞는 아케이드 게임장을 외면하고 있으며, 성인들은 도박과 경마로만 아케이드게임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다. 몇몇 한국산 게임기가 해외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것으로 세계시장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해외의 멀티 어뮤즈먼트 업종의 한국화 시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온·오프라인이 결합되고, 게임기와 PC·시뮬레이션기기가 총체화된 즐거움을 제공하는 한국형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뉴미디어 홍수 위기이자 기회"

 사용자제작콘텐츠(UCC), 휴대인터넷,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새로운 미디어가 속속 등장하면서 이들 서비스를 활용한 한국 게임산업의 세계화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1종 이상의 기존 플랫폼이 결합된 신규 서비스란 점에서 한국의 최초 상용화 또는 세계시장 선점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선은 게임과의 연계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세계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한 관계자는 “뉴미디어의 홍수라 할 만한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며 “일부 플랫폼 의존성이 강한 한국 게임산업으로선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와 현재 기술·아이디어를 접목시켜 전혀 다른 수익 모델을 찾아낸다면 신천지 개척과 같은 의미가 생겨 날 것”이라며 “지금 없는 신 장르의 출현도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요즘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UCC는 형식상 단순히 이용자 개인의 게임 내용이나, 멋진 승부수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기 쉽다. 그러나 게임 콘텐츠 구성이나, 업데이트 등에 UCC 형태를 접목한다면, 게임업체도 UCC 방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휴대인터넷 부문에선 벌써 외국산 휴대형 게임기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도 여기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간접 참여하고 있는 형태다.

 MP3, PMP 등 휴대형 기기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이 빨리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무선서비스 전략을 내놓을 것이 요구된다.

 통신사-하드웨어-게임업체가 연계해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소비자에게 전파한다는 외산 휴대형 게임기가 주도하는 국내시장에서도 충분히 새 시장을 열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게임업체 뉴미디어 담당 팀장은 “웹2.0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중”이라며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과 시장 확대는 우리 업체들에게도 사활이 걸린 일”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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