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 新 유통지도](1)프롤로그

 대한민국은 내로라 하는 외국계 가전업체들의 무덤이 된지 오래다. 소니, GE, 필립스, 파나소닉, 모토로라, 노키아 등 해외 유명브랜드도 국내 가전시장에만 들어오면 한없이 초라해진다. 그 이유는 유통망의 부재다. 우리나라 고객과 현장에 맞는 유통망과 서비스를 체계화시킨 우리 가전기업과 전자전문점의 노력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유통망 장악,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대한민국 가전 왕국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전략이자 전술이다. 전자신문은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마트와 공동으로 새롭게 변하는 대한민국 가전 유통시스템을 15회에 걸쳐 점검한다.

 

 대한민국 가전 및 정보가전 시장은 7%의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4% 안팎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훨씬 넘어서는 고속성장세다. 성장기의 산업이 아니라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AV, 생활가전, 정보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7%를 육박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새로운 제품 개발과 판매로 인한 수요증가도 있지만, 교체수요만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업계는 국내 전자시장 규모를 오는 2010년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19조원의 시장에 비해 향후 5년동안 무려 7조원의 새로운 시장이 생겨난다는 낙관적 전망이다. 가전 부문에서는 DTV 교체수요, 프리미엄급 냉장고 판매, 가정용 냉방기기의 시스템 에어컨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포토프린터 등 새로운 정보기기의 시장 확대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DMB, IPTV 등 통신방송 융합환경에 따른 새로운 시장 창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한 정보기기의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친환경·친건강을 내세운 생활가전 제품군도 여전히 강세다.

 가전 시장 성장세를 이끄는 견인차는 역시 유통이다. 연구소와 생산현장에서 만든 제품을 소비하는 창구인 동시에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고, 새로운 제품에 동기를 부여하는 점에서 유통의 의미는 남다르다. 회사 매출을 올리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회사 이미지를 결정하고, 해외 시장에서 좋은 제품으로 승부를 걸 수 있도록 든든한 배경이 되었던 것도 유통이다. IMF 그 험난한 여정을 넘어 오늘날의 가전왕국을 만든 것도, 국내 시장에서 이뤄진 감동적인 고객사랑 덕분이다. 최근에는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제품이 담고 있는 로열티를 구입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일부 AV 제품군에서는 아예 가전제품 팬클럽, 마니아층도 생겨나는 추세다. 고객과 최일선 접점에 있는 유통가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 가전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세계 유통가는 지금 전쟁중이다. 신흥 중국시장을 겨냥한 세계 가전유통업계의 지각변동, 미국과 일본에서의 가전 양판점과 컴퓨터 매장의 대변신이 일어나고 있다. 컨버전스 기기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제품 판매 영역마저 붕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전유통시장은 미국이나 일본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전속점과 하이마트 등 전문점 체제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경우에는 전문점(양판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 전속점이 51%로 가장 높고, 전문점과 할인점이 21%, 백화점이 3%, 온라인 등 기타 판매가 26%로 구분된다. 반면 미국은 대형 양판점과 할인점이 73%를, 체인점이 13%, 온라인 14%, 백화점 0.2%의 비중이다. 일본은 대형 전문점이 55%, 소형점 15%, 카메라점 8%, 체인점 4%, 기타 18% 순이다.

 특이한 점은 일본의 경우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가전업체가 만든 전속점들이 있었으나 이후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서서히 사라졌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전속점이 붕괴하고, 양판점 비중이 늘어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올수 밖에 없다.

 다양한 제품을 비교 평가해 구입할 수 있다는 양판점 우위를 주장하는 측이나, 제조와 판매의 선순환구조를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 전속점 필승론을 주장하는 측이나 모두 타당성을 갖는다. 어떤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는 전속점과 전문점이 공존하는 체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별취재팀> 팀장=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박희범 기자@전자신문, hbpark@·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장지영 기자@전자신문, jyjang@·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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