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또 한 차례 다운사이징 폭풍 조짐이 일고 있다. 이미 메인프레임 기반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한 시중은행들이 다시 중장기 과제로 오픈(개방형) 시스템으로 플랫폼 전환을 검토하고 나선 것. ‘성능’과 ‘안정성’ 그리고 ‘비용 절감’이라는 3대 이슈를 매개로 치열한 논의와 검토 끝에 메인프레임의 길을 택했던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행보로 올해와 내년, 차세대 프로젝트를 앞둔 다른 은행의 IT전략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차세대 시스템 다시 내리나(?)=시중은행 가운데 메인프레임 환경의 기존 주전산 플랫폼을 유지해 차세대 시스템을 개통한 곳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등이다. 두 은행 모두 2년 전인 지난 2004년 9월 새 시스템을 개통했다.
지난달 가동 2년을 맞은 이들 시스템은 높은 안정성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따른 생산성 제고 등의 효과를 낳으며 국내외 금융IT업계의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기업은행은 시스템에 적용된 코어뱅킹 솔루션 업체와 함께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성공사례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차세대 시스템의 성공을 이끌어낸 두 은행이 다시 오픈(개방형) 시스템 전환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적으로 정보계 시스템의 다운사이징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와 관련해 IT서비스 부문을 맡고 있는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은 자체 인력으로 부분적인 다운사이징 시험(파일럿) 테스트까지 진행했으며 이르면 이달 말께 사업 추진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정보계는 물론이고 시스템 근간에 해당하는 계정계 시스템까지 다운사이징 대상에 포함시켜 시험 테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왜 다시 다운사이징인가=다운사이징에 대한 이들 은행의 검토작업은 곧바로 현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개 은행의 신시스템이 약 5년을 주기로 업그레이드 또는 재구축되는 것에 비춰볼 때 이 주기에 해당하는 2∼3년 후를 포함한 중장기 IT전략의 관점에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년 전 차세대 시스템 전략을 수립할 당시 신시스템의 핵심과제인 ‘시스템 안정성’ 이슈로 인해 메인프레임 환경을 유지하고 다양한 프로세스 혁신 노력으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은행으로서는 시스템 비용이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더욱이 오픈 플랫폼 환경에서 가동된 외환은행·신한은행 등의 차세대 시스템이 기존 금융거래와 업무 프로세스를 소화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은행들의 이 같은 검토에 자신감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후 방어선, KB국민은행=현재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중이거나 앞둔 시중은행은 이달 IT서비스 사업자를 선정하는 농협을 비롯해 KB국민은행·하나은행·부산은행·대구은행·우체국금융·수협 등이다. 이 가운데 농협은 다운사이징을 확정했고 이미 오픈시스템 환경에 있는 우체국금융도 플랫폼 유지가 유력하다.
이에 따라 관심은 최대 규모를 가진 국민은행의 행보로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계정계는 메인프레임을 유지하고 나머지 시스템을 다운사이징한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최근에는 완전 다운사이징의 가능성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국민은행이 완전 다운사이징에 가세한다면 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무게중심은 오픈시스템으로 확연히 기울게 된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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