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다 싶으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에요. 고집불통이죠. 이런 제게 기본원칙이 있습니다. 고객은 어떤 형태로건 우선돼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임영현 대양이앤씨 사장(48)에게는 ‘면도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카리스마형 인물’에 직설적이고, 매사가 ‘칼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같은 성격은 일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무역이 주력이던 대양합동 시절, ‘집중력 학습기(엠씨스퀘어)’라는 다소 생소한 아이템을 제안한 사람이 바로 임 사장이다. 10명 중 8명이 반대했을 정도로 주위 만류가 대단했지만, 임 사장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주위 반대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죠. 정보기술(IT)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와 교육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고, 엠씨스퀘어가 이 둘을 묶어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죠.”
엠씨스퀘어는 빛과 소리의 리듬을 통해 단시간에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긴장감, 피로감, 스트레스 등을 완화시켜 주는 일종의 보조기로 91년 첫선을 보인 후 96년에는 단일 아이템으로 200억원 매출이라는 기록을 세웠을 정도. 현재까지 판매된 것만 120만대가 넘으며, 대양이앤씨는 이 엠씨스퀘어로 코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물론 중간에 시련도 있었다. 2001년, 국내 이동통신사와 PDA 안에 엠씨스퀘어 프로그램을 내장해 판매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엠씨스퀘어 판매도 자연히 줄어든 탓이다. 임 사장의 ‘정책의 실패’였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그가 아니다.
임 사장은 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기관으로부터 제품 효능을 인정받는 한편, R&D 투자를 계속해 제2의 엠씨스퀘어를 만드는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올 중순 미국 필라델피아 토머스제퍼슨 의과대학의 임상실험 결과 미국 소비자로부터 호감을 얻는 데 성공했고, 최근에 선보인 ‘엠씨스퀘어 X1’도 인기가 고공비행중이다. 월 1만대에서 1500대까지 떨어졌던 판매대수가 신제품이 출시된 9월 들어 5000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미국 유통망인 블루스톤과도 공급 계약을 앞두고 있다.
“대양이앤씨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이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몇 년간 솔직히 고객관리에 소홀했는데 여기에 대한 자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3∼4년간의 오점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최근 대양이앤씨는 엠씨스퀘어 고객 대상으로 해피콜 2000통을 걸었다. 그중 76.25%가 만족스럽다는 답을 보냈다. 10% 오차를 감안해도 만족도 50%를 넘은 것은 대단한 수준이다. 하지만 임 사장은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99%, 100% 고객만족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양이앤씨는 해외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미 중국에 현지법인과 자체 유통망도 구축했으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기 위해 물밑작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긴장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능력 이상을 정도 있게 발휘해야 하다 보니 ‘칼 같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실은 한없이 유한 여자입니다. 5년 후에는 이런 제 본래 모습이 드러난 사업(컨설팅)을 해 보고 싶어요. 그 때는 대양이앤씨는 지주회사로 남고, 사업별 소사장제 형태로 분사시킬 예정입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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