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업계 "4분기 공공 수요를 잡아라"

 주요 PC업체가 연말에 몰리는 공공 수요를 잡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관공서 등 조달 부분을 포함한 기업·공공 수요는 전통적으로 한 해 예산이 몰리는 4분기가 최대 성수기. 특히 올해는 경기 탓으로 주춤한 소비자 수요를 공공 부문에서 만회하기 위해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등 주도권 싸움이 가열되는 상황이다. 조달 분야에서는 삼성·LG·삼보컴퓨터의 ‘빅3’ 벽을 깨기 위한 외산 브랜드를 포함한 경쟁업체의 공세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공공 선점 ‘대회전’=한 해 예산 집행이 몰리는 4분기는 PC업체의 최대 대목이다. 프로젝트 규모도 클 뿐더러 4분기 상승세가 결국 내년 1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

 주요 업체는 다소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4분기 공공 영업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 대략 업계에서는 4분기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전체 분기 중에서 최소한 30%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전자는 기선 제압을 위해 벌써 보이지 않는 눈치전을 벌이고 있다.

 삼보컴퓨터도 조달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급 슬림PC 보급 확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에버라텍 노트북PC 라인업 강화, 루온 올인원 등 공간 절약형 PC 공급으로 경쟁력 강화 등 내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보는 조달 분야 점유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25%까지 확대키로 했다.

 삼성전자 측은 “10월을 시작으로 결산일이 몰리는 11, 12월은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기업용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판촉 활동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빅3’ 구도를 깨라=이른바 ‘빅3’ 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를 겨냥한 다른 브랜드의 공격 마케팅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이들 3개 업체는 기업 시장에서 비중은 다소 줄었지만 아직도 조달 시장의 점유율은 90%에 육박할 정도로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대우루컴즈 측은 “올해 조달과 공공 분야 선점을 위해 별도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전사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산 업체의 움직임도 바뻐지고 있다. 정통부·외교통상부·우정사업본부 등 굵직한 사이트를 확보한 레노버코리아는 신규 사이트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HP도 하반기 다소 주춤했던 기업 PC 수요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델코리아도 중저가 수준의 라인업을 새로 구축하고 처음으로 이미지 광고를 준비하는 기업 시장 공략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벌써 ‘시장 과열’ 조짐=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과 조달 수요를 잡기 위한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일부 사이트는 ‘원가 이하 가격 투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마감한 금융권 기업과 국방부 일부 사이트는 여전히 업계에서 이야기가 무성할 정도로 출혈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기본 가격 선을 유지해 주었던 일부 대기업까지 상상할 수 없는 가격으로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며 “연말 마지막 숫자를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겠지만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은 전체 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없으며 위축된 시장을 더욱 어둡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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