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가 산업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하는 태풍의 핵으로 등장했다.
디지털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컴퓨팅 등 급격한 기술 발달에 힘입어 정보기술(IT) 산업은 물론이고 건설·자동차 등 전통적인 산업의 제품 경쟁력이 임베디드SW에 의해 좌우되는 일대 변혁을 맞고 있다. 임베디드SW가 제품의 부가가치를 올려주기 때문이다.
통신 라우터를 보면 하드웨어(HW)의 원가는 수십만원에 불과하지만 여기에 각종 통신 프로토콜과 제어SW를 탑재하면 가격이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군수·항공·통신 등 시스템이 복잡할수록 임베디드SW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커진다.
특히 우리나라는 휴대폰을 필두로 에어컨·냉장고·MP3플레이어 등 세계 일류 상품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임베디드SW산업 육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임베디드SW연구단장은 “국내 업체들이 임베디드SW를 통해 제품 차별화를 꾀하면 세계적인 강자로 등극할 수 있다”며 “임베디드SW는 IT산업과 전통산업 모두에 블루오션을 창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베디드SW ‘Everywhere(어디에나)’=임베디드SW 적용 분야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휴대폰과 같은 정보기기에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항공기·자동차·로봇·산업용기기·의료기기 등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산업 곳곳에 임베디드SW가 활용되고 있다.
복잡한 첨단산업일수록 임베디드SW 위력이 크다. 김현철 MDS테크놀로지 사장은 “HW의 기술 경쟁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데 비해 임베디드SW 경쟁은 이제 시작”이라며 “로봇 등 첨단산업의 임베디드SW 시장은 대부분 무주공산이어서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현재 휴대폰과 정보가전산업의 임베디드SW 활용도가 가장 높고 앞으로는 로봇과 텔레매틱스산업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임베디드SW 시장 전망도 밝다. IDC에 따르면 세계 임베디드SW 시장은 매년 10∼20% 고성장을 거듭해왔으며 오는 2008년 26억62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시장도 지난해 670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08년 1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W산업 핵 부상=정부도 임베디드SW산업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발빠르게 나섰다. 정보통신부는 2010년까지 매년 400억원 이상 총 2328억원을 임베디드SW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매출 1000억원 이상 글로벌 임베디드SW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억원의 재원을 마련키로 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세계적인 통신 인프라와 제조업 기반을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임베디드SW 기술 경쟁력을 대폭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TRI는 전통산업 및 IT산업에서 임베디드SW기업의 제품 개발 지원을 위해 대구시에 ‘대구 임베디드SW기술지원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에는 오는 2010년까지 총 12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정통부가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총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SW플래그십’ 프로젝트에서 임베디드SW를 핵심사업으로 추진중이며 한국정보산업연합회와 소프트웨어공제조합도 임베디드SW 육성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임베디드SW를 우리나라 대표 SW산업으로 키우려는 정책적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임베디드SW 블루오션 ‘코리아’=정부의 이 같은 정책 의지는 우리나라 산업 구조가 일반 SW보다 임베디드SW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기업용 및 개인용 SW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SW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 자본과 기술에서 밀리는 국내 업체들이 파고들기 힘들지만 임베디드SW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HW와 결합해 세계 시장을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임베디드SW업체는 영세하고 프로젝트도 단발성 위주의 외주용역이 대부분이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인력도 부족하고 외산 의존도도 높다. 기획 시리즈를 통해 산업별로 현안과 문제점, 대안 등을 찾아본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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