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쇼핑(m커머스)’이 제3의 유통 혁명을 불러올 것인가.
유통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m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쇼핑이 기존 TV홈쇼핑, 인터넷 쇼핑 등과 경쟁할 강력한 신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4조원 규모에 이르는 일본의 m커머스 시장을 예로 들며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시장 ‘빅뱅’이 올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4년 전 이미 서비스가 시작된 국내 m커머스 시장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월 평균 거래액이 1000만원도 안 되는 쇼핑몰이 허다하고, 연간 시장 규모도 겨우 500억원 안팎에 머물러 있다. 비싼 통신료, 불편한 사용자 환경, 낮은 인지도 등 각종 걸림돌이 해소되지 않으면 m커머스의 파괴력은 ‘찻잔 속 태풍’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월 거래액 고작 300만원?=국내 m커머스 시장은 지난 2002년 CJ홈쇼핑이 첫선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개화기를 맞았다. e마켓플레이스 대표 주자 옥션을 비롯해 GS홈쇼핑·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 등 홈쇼핑업체가 줄줄이 올해 서비스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라인 쇼핑몰보다 낮은 가격, 빠른 배송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유치에 본격 나섰다.
그러나 m커머스 시장은 기대보다 폭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재 m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한 업체들의 월 평균 매출액이 많아야 1억원에 지나지 않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쿠폰 등 각종 판촉 이벤트를 펼쳐야 월 거래액이 1억원이 될까 말까 한다”며 “월 거래액이 300만원 안팎의 ‘개점휴업’ 상태인 쇼핑몰도 있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쯤 되자 m커머스 시장 진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유통업체들도 하나같이 실적에 대해선 극비에 부칠 정도다.
◇열린 시장과 그 적들=업계에서는 m커머스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비싼 통신료 부담을 꼽고 있다. 옥션 등 몇몇 업체가 온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올려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통신료 때문에 소비자들이 꺼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 조사에서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소비자가 하나의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기까지 데이터 이용 요금은 평균 2000원 정도 추가로 부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현재 150만명 수준인 정액요금 가입자들의 확대가 m커머스 활성화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서용운 우리홈쇼핑 신매체사업팀장은 “휴대폰으로 이뤄지는 m커머스의 사용자 환경(인터페이스)이 인터넷 쇼핑몰보다 불편하고, 문자메시지(SMS) 광고에 주로 의존하는 단순한 마케팅 수단도 시장 활성화의 장애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유통업체들은 이를 감안해 당일배송, 모바일 전용 할인쿠폰 발송, 신문·잡지 등과 연계한 상품 구매시스템 마련 등 다양한 서비스와 판촉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통신사가 더욱 저렴한 m커머스 전용 요금제를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통신업체들도 m커머스를 별도의 브랜드로 만들어 마케팅을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m커머스 띄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내 m커머스 시장은 여전히 테스트베드 수준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 3개월 사이 20만명이 m커머스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시장 이륙을 위한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통신업체의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유통업체들이 기존 온라인 쇼핑몰과 얼마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전자 많이 본 뉴스
-
1
대기업 덮친 고용한파…61% “채용계획 없어”
-
2
美 앰코, 광주·송도 패키징 증설 추진…시스템 반도체 수요 대응
-
3
황철주 주성 회장 “'원자층 성장' 장비 내년 양산 체계 확립”
-
4
“美, 42조 군함·10조 MRO 발주…韓 조선은 기회”
-
5
아이티아이 "유리기판 '불량 TGV홀' 수리"...'레이저 포밍' 기술 개발
-
6
엔비디아, 매출 전년比 78% 급증…월가 전망치 웃돌아
-
7
TSMC, 퓨리오사AI 투자 검토..."규모-조건 등 논의중"
-
8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I 시대, 이제 시작…'블랙웰' 추론에도 뛰어나”
-
9
충남테크노파크, 2025년 지원사업 75개·기업지원비 364억 설명회 개최
-
10
[디지털라이프] 절치부심한 다이슨, 강화된 AS로 고객 마음 되찾는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