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김선근 대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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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덕연구개발(R&D)특구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전시와 대덕연구개발특구본부, 과학기술부간 긴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합니다. 이들 3자 주체간 커뮤니케이션 조정 역할이 저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봅니다.”

 김선근 대전대 무역통상학과 교수(49)에게는 ‘교수’라는 직책외에 두 가지 명함이 더 있다.

 대전시 대덕밸리 정책자문관과 대덕연구단지 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부설 정책연구소장직이 바로 그것이다. 대덕특구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산·학·연·관을 이어주고 조율하는 ‘매치메이커’(matchmaker)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지역에 이렇다할 연고가 없었던 그가 대전시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벌써 20여년 가까이 된다. 대전시가 ‘제2의 고향’이 된 셈이다.

 지난 92∼98년까지 한국과학기술평가원(STEPI)에서 대외정책연구실장을 맡아 국내 대표적인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로 활동했던 그는 대덕특구의 모태인 대덕연구단지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꿰뚫고 있다.

 “외부에서 보던 당시 대덕은 연구소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뭔가 열심히 실험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이를 잘 조율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 중심의 소프트웨어는 왠지 미흡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었지요.”

 98년 대전대 교수로 임용돼 대전시와 ‘연’을 맺은 김 교수는 본격적으로 대덕 현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특히 대덕이 지난해 특구로 지정받는 과정에서 대덕특구 정책개발팀장을 맡으며 정책 부문의 산파역을 담당하기도 했다.특구에 거는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대덕특구가 출범한 지도 1년이 지났습니다. 특구가 잘 되기 위해서는 기존 대전이 보유하고 있는 산업 분야를 지혜롭게 잘 모아서 제대로 된 사업, 빅 비즈니스(Big Business)를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김 교수는 “각자 따로 있는 것도 모아놓으면 큰 것이 되지 않느냐”며 이른바 ‘햄버거 이론’을 내세웠다.

 전 세계적으로 햄버거 산업이 급성장 할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조그마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는 것.

 그는 “기존의 빵과 상추, 케첩, 고기 등을 하나로 모아 놓은 것이 햄버거”라면서 “대덕에는 IT산업을 주축으로 한 다양한 산업군이 있는 만큼 이를 한 데 모은 빅 비즈니스 창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덕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일까. 그는 외부에서 특구본부를 국가 차원의 싱크탱크가 아닌 지역의 일개 기관 정도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대덕의 위상이 특구 출범 당시보다 낮아진데 대한 경계심이다.

 그는 “대덕특구가 성공하지 못하면 향후 대한민국 경제도 함께 추락할 것”이라며 “매년 빅 비즈니스를 찾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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