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T 최대 800톤규모 인공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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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질연구원이 북한 핵실험 진앙으로 탐지한 위도 40.81, 경도 129.10 지역 위성 사진. 지난 1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가 찍었다.

  북한이 9일 실시한 핵실험을 처음으로 포착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진감지시스템은 어떻게 운용되고 있을까.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3일 북한이 핵실험을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14명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오다 9일 오전 함북 화대리 지역에서 인공발파로 보이는 진도 3.6파 규모의 지진파를 처음으로 탐지했다.

지헌철 지진연구센터장은 “함경북도 화대서 길주 방향으로 15.4㎞떨어진 위치(위도 40.81,경도 129.10)에서 TNT 500톤에서 최대 800톤으로 예상되는 지진파가 탐지됐다”며 “인공발파시에는 횡파인 S파보다 종파인 P파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감지했나=지진이 일어날 경우 파장이 직선으로 전달되는 P파보다는 좌우로 흔들리며 파장이 전해지는 S파가 크게 나타나며, 인공발파는 갑작스런 폭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진계에 P파가 더 크게 기록된다. 인공발파일 경우 폭발시 전체 에너지 방출이 얼마냐에 따라 다이너마이트 폭발인지 아니면 핵실험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지 센터장은 “현재 국내에서는 기상청과 지질자원연이 70여 개의 무인 지진관측소를 운영중이며, 이외에 전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자체적으로 관측소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경우에는 가장 먼저 발파가 일어난 곳으로부터 220㎞떨어진 강원도 고성군 간성에서 처음 감지됐으며 이후 원주, 백령도 등에서 포착한 관측소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했다”고 말했다.

◇감지 원리는?=지하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에서 운영하는 전국 35곳의 지진관측소에서 감지 할 수 있다. 지하 핵실험의 진폭은 지진파와 매우 흡사하며 일정한 위치를 갖는 둥근 공을 중심으로 스프링의 움직임을 통해 센서가 기록지에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 지진계측기기다.

주로 핵실험 관측 업무는 미군기지 내에 위치한 원주지진관측소(KRSR)에서 하고 있다.

원주관측소는 고주파 음을 탐지·분석하는 단주기 지진계, 저주파를 탐지하는 장주기 지진계, 두 종류의 주파수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광대역 지진계 등 26기의 각종 지진계를 구비하고 있다.

지질자원연은 감지 센서로 대전 본원에 초광대역 센서인 STS-1와 광대역 센서인 STS-2, 단주기 센서인 JCV-100을 사용하고 있다. 또 핵실험의 경우 대개 진도 규모 4.0이상으로 감지되지만 북한 핵실험은 콘크리트 방호벽 등으로 인해 이보다 적은 파장이 기록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 센터장은 “주파수나 파형, 지형변화 특성 등의 보조 자료가 나오면 재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인공발파 이외의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지진·발파 위치 어떻게 찾나

지진 실체파(Body wave)에는 P(Primary wave)파와 S(Secondary wave)파가 있다. P파는 지진파 진행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S파는 지진파 진행방향의 수직으로 진동하며 퍼진다. 진동방식 차이로 인해 P파가 S파보다 1초에 8㎞ 정도 먼저 관측소에 도착한다. 만약 P파가 도착한 뒤 5초 뒤 S파가 관측되면 40㎞(5초×8㎞)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여러 관측소에 도착한 P·S파로 거리를 측정하고, 관측소별로 측정한 거리를 원으로 그렸을 때 겹치는 부분이 진앙이다.

우리나라에는 국제연합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에 따라 구축된 세계 핵실험감지관측망(IMS) 중 하나인 원주지진관측망(KSRS)가 가동되고 있다. 이 관측망은 경기 양평, 강원 횡성·홍성·원주 일대 약 900㎢에 26개 지진계로 구성되며, 미 공군 기술지원단(AFTAC)이 운영해오던 것을 2004년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넘겨받았다. 수직·동서·남북 등 3 방향으로 기록한 지진·발파 데이터를 디지털 전송방식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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