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21](121)개미의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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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유역의 열대 우림지역에는 오직 히수타(Duroia hirsuta)라는 나무만 자랄 수 있어 ‘악령의 정원’이라 이름 붙여진 숲이 있다. 그동안 학자들은 소나무가 주변에 다른 식물이 자라나지 못하도록 타감물질의 한 종류인 ‘탄닌(tannin)’을 분비하는 것처럼 히수타 나무도 특별한 화학물질을 분비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미국 스탠포드대 프레드릭손 박사 연구팀은 실험결과 히수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슈마니 개미가 포름산(formic acid)이라는 독소를 분비해 다른 식물들을 죽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히수타 나무는 생존을 위해 개미에게 집을 제공하고, 개미는 다른 식물을 죽이는 공동작전 즉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포름산은 주로 개미가 적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데, 식물에게 포름산을 사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생존을 위해 동물을 제거하는 개미도 있다. 쇠뿔아카시아의 가시 안에서 꿀샘을 빨아먹고 사는 수도머멕스 개미가 그런 경우다. 보금자리와 먹이를 주는 대가로 개미는 쇠뿔아카시아를 괴롭히는 곤충을 제거해 준다. 워낙 성질이 사나워 곤충은 물론 사슴이나 말같이 큰 동물조차도 나무 근처에 얼씬거리지 못한다. 그러나 이 공생관계에는 ‘적게 주고 많이 받으려는’ 속셈이 숨어있다. 개미가 주로 먹는 가지의 꿀샘에는 단백질 성분이 거의 없다. 따라서 개미가 균형적인 영양소를 섭취하려면 반드시 다른 곤충들을 잡아먹어야 한다. 반면 개미가 접근하기 힘든 꽃의 꿀샘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다. 쇠뿔아카시아는 개미를 ‘보디가드’로 이용하면서 최대한의 이윤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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