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가전사 "한국 소비자에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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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수입가전사들이 한국 기업으로 토착화되고 있다. 전자전문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일렉트로룩스 청소기를 구경하고 있다.

 서울 역삼동 밀레코리아 본사. 11월 7일 전시장 개장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기존 1층 쇼룸을 2층까지 확장하는 작업으로, 지금까지 쇼룸이 단순히 ‘보는 전시장’이었던 반면에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게 하는 ‘액티브 키친’으로 꾸민다. 특히 한국 주부의 ‘클럽 문화’를 감안해 정기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장소도 빌려줄 계획이다.

 윤일숙 밀레코리아 과장은 “외국 소비자 모임이 일회성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공동 관심사를 가지고 모임을 결성하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주부 문화에 맞춰 밀레도 계속해서 변신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이 비단 밀레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가전사 대부분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한국 문화에 맞게 토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LG와 경쟁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다, 한국 소비자 입맛이 까다롭기로 유명해 ‘토착화’는 이들 수입가전사의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입소문 마케팅=대표적인 토착화 유형이 인터넷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 인터넷이 젊은층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현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는 다음달 출시하는 10만원대 진공청소기 ‘뉴에르고라피도’ 영업에 UCC 마케팅을 활용하기로 했다. 일렉트로룩스가 제작한 에피소드 동영상을 소비자가 개인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자유롭게 올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사용소감을 받는 형태의 체험마케팅은 가전업계에 보편화돼 있으나 인터넷, 특히 UCC를 활용한 인터넷 입소문 마케팅은 아직 미진한 편. 일렉트로룩스가 앞장서 한국적인 마케팅 기법을 채택, 소비자 입맛을 자극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니코리아도 최근 HD캠코더를 발표하면서 AV 관련 동호회 회원을 초대, 시연회를 가졌다. 국내 휴대가전 시장을 움직이는 마니아들의 힘을 의식해서다.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 출시=테팔과 크룹스 브랜드로 유명한 그룹세브코리아가 최근 다리미와 핸드블렌더를 출시했다. 두 제품이 공통으로 걸리적거리던 코드 문제를 해결했다. 다리미는 지지대를 올려주면 코드가 위로 서고, 핸드블렌더는 버튼을 누르면 코드가 안으로 들어가는 형태다.

이는 그룹세브코리아가 지난해 10월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다리미 사용형태 조사에서 두 번째로 지적이 많았던 코드 문제를 해결한 것.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을 개선한 것이다.

이 밖에도 그룹세브는 기존 그릴로는 국물이 많은 한국요리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전골판을 출시했으며 한국 주부의 의견을 반영, 양념구이판을 더 깊게 만들고 뚜껑이 있는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서비스체계 강화=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이 내건 경영지표는 한 가지. ‘서비스’다. 밀레 제품이 워낙 고가기도 하지만, 서비스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성향과도 무관하지 않다. 밀레코리아는 서비스 요청이 있으면 12시간 이내에 처리하는 ‘12시간 AS체계’를 갖추고 있다. 오전에 전화하면 오후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독일 본사조차 이틀이 걸린다. 세계 어느 법인도 당일 AS는 없다.

고객을 먼저 찾아가는 ‘비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빌트인 제품을 판매한 후 1년이 지나면 서비스요원이 한 달간 관리사무실에 상주하며 사전 점검을 해 주는 것. 밀레코리아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비상대기조를 운용할 계획이다.

 GE 가전제품을 수입·판매하는 GKA인터내셔널 정연국 사장은 “국내 진출한 수입가전사들이 고객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와 현지화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며 “전체 가전시장에서 수입가전 비중이 5% 미만이지만 변신을 통해 한국 소비자에게서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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