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4주년(3)]뉴테크노라트-공무원도 `전문가 시대`

‘테크노크라트(technocrat): 과학적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을 소유함으로써 사회 또는 조직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테크노크라트의 뜻 풀이다. 이처럼 사전적 정의로 익숙했던 테크노크라트가 이제 시대적 숙원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관료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과학적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을 소유한 테크노크라트들이 전면에 부상함에 따라 공무원이 ‘철밥통’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이제 공무원들도 산업현장과 기술을 알고 업계의 애로점을 파악하는 다재다능한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 예전처럼 관료가 목에 힘을 주고 기업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지났다.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능한 테크노크라트를 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현 주석을 비롯해 우방궈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 등이 이공계 출신이다.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의 경우 모두가 이공계 대학을 나왔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마오쩌둥의 말은 ‘권력은 기술에서 나온다’로 바꿔야 할 듯 하다. 이처럼 중국 뿐만 아니라 각국에서는 기술전문가들의 관료 채용과 육성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정부조직은 테크노크라트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된 고위공무원단 1305명의 경력을 보면 대학 전공분야는 행정학이 1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학 16.3%, 경영학 5.9%, 교육학 4.8%, 정치학 2.6%, 농학 2.5%, 의학 1.9%의 순이었다. 이처럼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기술직 관료의 고위직 등극은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나마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참여정부는 인사개혁 로드맵의 주요과제인 과학기술 중심사회의 기반을 확충하고, 행정고시 외에 공무원 채용경로를 다양화하위해 지난 2004년부터 과학기술전문인력 특별채용을 실시했다.

 과학기술전문인력 특별채용은 매년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이공계 전문가들의 공직진출 열기가 뜨겁다. 올해 특채의 경우 박사 498명, 기술사 120명, 변리사 3명, 의사 2명 등 전체의 79.9%가 박사학위 소지자로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과기·정통·산자·문화 등 IT관련부처들도 이공계 뿐 아니라 법·회계·행정 등 다양한 영역의 특채를 통해 정책전문가 집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또 비록 행정고시 출신일지라도 공무원으로 채용된 후 관련 전문 영역에 대한 재교육을 통해 테크노크라트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위직 테크노크라트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등용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중앙부처 최초로 기술직 출신 여성 1급 기관장으로 기록된 기술표준원 김혜원 원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여성 전문가의 고위직 등극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정부부처 전문가 이렇게 키운다

시대를 앞서가는 관료를 양성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및 산업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정부부처들도 전문성을 갖춘 테크노크라트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기·산자·정통·문화 등 IT관련 부처들은 우선적으로 전체적인 재교육과 지원은 중앙인사위원회의 시책에 맞춰 진행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인사위의 국내외 교육프로그램을 공개하고 부처 인력들이 많이 선발될 수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함께 각 부처의 특성에 맞게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시행하는 부처도 있다.

 

 민간 전문가와 연계 시너지

 과학기술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뽑힌 민간 전문가와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전문성을 키우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 행정기관 인사시스템에 새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 정책·제도·사업·예산 기획으로부터 효율적인 조사·분석·평가·조정체계까지 혁신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게 정부 내 평가다.

 

 직무능력 향상 교육 추진

 산업자원부는 자체 예산배정이나 별도의 연수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없지만 인사위원회의 큰 틀에 맞춰 많은 연수·교육기회를 부처 공무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는 직원들의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위해 외부 교육기관과 협의를 진행중으로 올해말 첫 시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직원 전문성 고려해 인사

 정통부는 중앙부처 중 테크노크라트 변신과 외부 인사 채용에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만 해도 변호사 및 회계사 등 5명의 전문가를 특별 채용했다. 정통부는 시장 및 내부 수요를 조사해 이공계 및 전문가 특채 활용에 적극 나서며, 특히 인사정책에서도 전문성을 고려해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경력개발제도 시범 운영

 문화부는 올해부터 경력개발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 운영하고 있다. 조직내에서 성과가 높은 인력을 선정해 관계형성능력·문화감수성·기획력 등을 평가한 후 적성에 맞는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 이와함께 선배가 후배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일대일로 상담하거나 조언해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관료들의 전문성 강화가 시대적 요구로 떠오름에 따라 앞으로 각 부처들은 외부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교육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자원부 인재개발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처 내부에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는 소극적이었지만 부처 특성에 맞는 직능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외부 기관과의 연계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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