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인도 비디오콘사에 매각 의미

 국내 전자업계 3위인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인도의 가전업체 비디오콘에 매각된다. 새주인을 맞은 대우일렉은 그간 워크아웃 상태에서 잔뜩 움츠려온 보수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본격 재도약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인도 토종기업이 대우일렉을 인수하면서 그동안 인도 가전시장을 석권해온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시장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디지털TV, 공기방울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특허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삼성, LG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 가전업계도 유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동안 삼성-LG 양강구도를 형성해온 국내 가전시장 판도 변화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주인 비디오콘 선정=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8일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인도의 비디오콘(Videocon Industries)과 미국계 사모펀드(PEF)인 리플우드(RHJ Internationa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약 7억달러(6700억∼68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순위협상자는 수정제의 기회 때 가격을 높인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결정됐다. 채권단과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약 2주일 뒤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2개월 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연내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대금 납입까지는 한 달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매각 완료는 내년 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업계 판도 변화오나=대우일렉이 비디오콘 컨소시엄에 넘어가면서 국내 가전시장 판도 변화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우일렉은 현재 국내시장에서 10% 이하의 저조한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99년 대우그룹 부도전만 해도 20%대 점유율로 삼성, LG 등과 치열한 3파전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공백이 6년 가까이 길어진 대우일렉이 경쟁사를 따라잡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새주인이 삼성­-LG 양강구도 굳어진 한국시장 공략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느냐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에서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인도 최대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이 글로벌 브랜드 대우일렉을 인수하면서 인도 시장을 장악해온 LG와 삼성을 맹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삼성과 LG가 중국 다음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전략 시장이다.

현재 인도시장에서는 LG전자가 냉장고 시장점유율 30.2%를 비롯해 에어컨(41.1%) 세탁기(35.8%) 전자레인지(41.6%) 컬러TV(26.2%) 등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비디오콘은 지난해 프랑스 톰슨의 브라운관 TV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일렉트로룩스 인도법인을 인수하는 등 영상과 생활가전에 걸쳐 파상공세를 준비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도시장의 경우 이미 가전시장의 30% 이상을 선점하는 등 국민 브랜드로 뿌리내려 대우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대우일렉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동유럽과 동남아에서도 약진이 예상된다. 대우일렉은 워크아웃 상태에서도 2004년, 2005년 2년간 폴란드 TV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베트남 냉장고 시장에서도 30%대 시장점유율로 3년 연속 1위를 달리는 건재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외 특허 1만여개를 보유한 대우일렉이 인도 기업에 넘어가면서 기술유출과 헐값매각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디지털TV, 공기방울 세탁기 등 대우일렉이 보유한 기술력이 삼성이나 LG에는 다소 뒤지지만, 잠재적인 경쟁자인 인도 비디오콘은 단번에 기술력이 몇 단계 뛰어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기술유출 우려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외국자본에 매각될 수 밖에 없다면 신규 투자와 고용 보장을 통한 대우일렉 회생 쪽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