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웨어 대 액세스’
자국산 무선인터넷(WAP) 브라우저를 보유한 한국과 일본의 대표 무선인터넷 소프트웨어업체다. 하지만 양사의 기업가치는 이미 10배 이상 벌어진 상태다. 지난해 9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일본의 액세스는 현재 주당 가격 674만원을 기록, 시가 총액이 2조7139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인프라웨어는 주당 2만6000원으로 시가총액이 2001억원에 불과하다. 일본 내수 시장이 우리보다 크다고는 하지만 세계 5대 휴대폰 제조업체 중 삼성전자·LG전자 두 곳이나 배출한 우리 휴대폰산업 경쟁력을 감안할 때 국산 소프트웨어 성장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PC 시장 전철 밟으면 안 된다=퀄컴의 최신 칩세트인 ‘MSM7000’ 시리즈는 PC처럼 듀얼코어 시스템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의 작동 클록도 400㎒에 달해 범용 운용체계(OS)뿐만 아니라 PC에서 사용하던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거뜬히 구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내년 이후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폰에서도 PC에서 사용하던 상당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무선산업의 발전 추세를 감안하면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기 위한 핵심 과제가 전략 소프트웨어 육성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휴대폰에 탑재되는 국산 소프트웨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소프트웨어를 적절히 육성하지 않으면 PC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리 제조사들이 하드웨어만 조립하는 역할로 전락할 우려도 높다. 칩세트·압축 등 핵심 기술에서 노키아·모토로라에 뒤지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외산에 의존하면 로열티 상승의 부담을 견뎌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용역 관행 탈피가 우선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소프트웨어 분야 지적재산권(IPR) 의존성을 줄이기 위해 대다수 과제를 용역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도 소프트웨어 도입 대가로 기술료를 제공하기보다는 수익이 발생한 후 일정비율로 분배하는 모델을 고집한다. 기술료를 받지 못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성장도 더디고 지속적인 투자도 어렵다. 무엇보다 기술 선도성을 살려 해외 시장을 개척할 시기도 놓치고 만다.
휴대폰에서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즐길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비롯해 휴대폰 기반의 2차원, 3차원, 벡터 그래픽 기술 등 해외 선진업체보다 수년 앞서 기술을 제안한 업체들이 아직도 벤처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는 것도 국내 무선 시장의 모순을 시사하는 사례다.
◇새 상생모델이 필요하다=일본의 액세스는 이통사·제조사·소프트웨어업체 간 협력 방식에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국내 제조사나 이통사들이 아직도 타사가 사용한 기술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것과 달리 NTT도코모·NEC·모토로라 등은 액세스의 기술을 도입하며 지분까지 투자, 상호 동반성장하는 모델을 채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례적으로 국산 브라우저를 해외형 단말기에도 탑재하는 계약을 했다. 액세스의 사례에 비춰볼 때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국산 소프트웨어를 살리고 대·중소기업 상생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라는 평가다.
김종식 무선인터넷솔루션협회장은 “세계 굴지의 휴대폰 제조사를 배출하고 이동통신사들도 어느 나라보다 진보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업체를 하나도 배출하지 못한 것은 배타적 관행이 팽배한 탓”이라며 “좁은 국내 시장에 치우친 주도권 다툼에서 벗어나 이통사·제조사가 표준화 등에서 상호 협력한다면 퀄컴의 브루나 노키아의 심비안에 못지않은 제품을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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