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두달여 간 우리 증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이라는 미국발 악재로 심한 하락조정을 겪었다. 이후 지금까지 지루하나 점진적인 반등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반등의 과정에 대해 대다수 시장 참여자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해석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 5월 23일부터 한국증시에서 줄기차게 순매수해온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서서히 매도로 돌아서 올해는 매도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최대 29조원까지 순매수한 외국인은 최근 17조원 가까이를 팔아치우며 보유주식을 크게 줄여가고 있다. 이 매도 대열에 앞장서는 것은 펀더멘털(경제지표·기업실적)을 우선시하는 미국과 영국의 중장기 펀드자금이라고 한다.
과거 외국인의 투자 결과는 매우 선행적이었고 그 판단에는 크게 어긋남이 없었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일반적으로 주식투자를 할 때 펀더멘털이나 시장 유동성이 좋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두 가지가 모두 좋지 못하다. 게다가 증시에 위협적인 고유가, 물가상승 압력, 금리인상, 이스라엘과 이란 및 북한의 핵 등 시장에 위협적인 변수 가운데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외국인의 속내는 모르지만 아마도 증시의 나침반인 펀더멘털의 하락과 유동성 축소를 감안해 행여 발생할지 모를 보이지 않는 위험에까지 대비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한 주식시장에만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 혹여 상승 분위기에만 젖어 있다가 만일의 위험에 직면한다면 과거 IMF처럼 큰 손실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우려가 든다.
우리나라 사람은 투자를 하면서 손실보다는 수익을 먼저 기대한다. 그러나 투자에서 손실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이에 따라 위험 관리가 최우선시돼야 한다. 투자에서 손실을 없앤다면 최소한 원금을 확보하거나 수익만이 남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수익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신동준 BIBR인랩스 이사 goldenbat@bibrinlab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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