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마카이(馬凱) 주임이 우리나라에 차세대 이동통신·홈네트워크 등 8개 차세대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해 협력을 요청한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로 치면 장관급 인물이 제안한 것인만큼 우선 신뢰성이 간다. 마카이 주임이 이번에 우리나라에 제안한 협력 분야는 차세대 이동통신·IPv6·DMB·신형 디스플레이·RFID 5개 분야로 모두 우리가 IT839 품목으로 정한 것이다. 표준 분야 협조를 요청한 3개 분야 가운데 중국 독자 3세대 이동통신표준인 TD-SCDMA를 제외한 휴대인터넷·홈네트워크도 우리의 성장동력들이다. 하나같이 우리가 미래 먹거리로 전략 육성하고 있는만큼 양국 간 협력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중국이 그간 우리나라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왔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으로 특정 산업을 지목해 협력을 요청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어느 분야에 정책의 중심을 둘 지, 또 이들 산업을 얼마나 시급히 육성할 의도를 갖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어느 나라든 미래 먹거리로는 IT 분야밖에 없다는 점을 느낄 수 있어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최근 중국의 IT가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물론 중국이 우리나라에 협력을 제안한 것은 우리의 IT 수준을 인정한다는 뜻이기에 뿌듯한 생각이 든다. 더욱이 중국의 협력 요청 자체가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개방을 말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중국과의 협력 사업이 확대되면 우리 IT 기업의 중국 진출 기회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서로 윈윈하는 비즈니스 관계를 발전시킬 토대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국이 TD-SCDMA 사업의 기술협력 파트너로 우리나라 SK텔레콤을 선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의 필요에 따른 측면도 많지만 SK텔레콤의 사업 참여는 단순히 우리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중국 시장 진출 그 자체 효과로만 끝나지 않는다. 통신장비·단말기·솔루션·콘텐츠 등을 동반하는 복합무역, 패키지 진출을 촉진해 더 큰 경제적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른 IT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그만큼 우리가 어느 분야에서든 경쟁력이 있으면 협력 요청을 해오고 이로 인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음을 말해준다.
사실 중국은 IT 산업 발전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이자 세계 최대 시장이다. ‘제조공장의 블랙홀’이라 불릴 정도로 중국에 세계 IT 기업이 몰려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이건 DMB이건 IT 분야는 이제 내수라는 고정관념이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다.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내수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개방과 경쟁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고 다자간 협정이든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이든 정보통신 또한 예외일 수 없다. 뒤늦게 FTA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한·미 FTA 말고도 한·중 FTA도 궁극적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다. 그 후의 우리 IT 산업 모습이 어떠할지를 미리 그려보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중국의 IT 협력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협력 내용과 방법을 정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최대 교역 대상국일 뿐만 아니라 잠재력이 무궁한 큰 시장임이 틀림없다. 따라서 중국과의 협력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확대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단순히 시장이 크다고 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협력하거나 기술을 지원했다가는 중국에 퍼주기식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정부는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 무엇을 위한 징벌적 과징금인가
-
2
[ET시선] 'AI 기반 의료체계 수출'로 패러다임 바꾸자
-
3
[부음] 정훈식(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씨 장인상
-
4
[ET단상] 무겁고 복잡한 보안, 이제는 바꿔야 한다
-
5
[인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
-
6
[정유신의 핀테크스토리]토큰 증권, 발행은 되는데 거래는 왜 활성화되지 않나
-
7
[부음] 김재욱(금융투자협회 전문인력관리부장)씨 부친상
-
8
[부음] 김금희(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씨 별세
-
9
[부음] 정홍범(전 대구시의원)씨 별세
-
10
[부음]김규성 전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회장 모친상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