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돌풍의 원동력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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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삼성테크윈 디지털카메라 ‘블루 NV’ 시리즈 디자인 주역들. 류승섭 삼성테크윈 디자인실 과장, 진병욱 삼성테크윈 디자인실장, 김석근 삼성전자 수석 디자이너, 배성균 삼성전자 선임 디자이너(왼쪽부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테크윈 월별 국내 시장 점유율 변화

 삼성테크윈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중반부터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올 6월에는 해외에선 처음으로 영국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선두에 올랐다. 시장 조사 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영국에서 시장점유율 14%(대수 기준)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상반기 전체 점유율은 8.6%로 작년 동기보다 4.9%포인트나 급등했다. 중국에선 올 2월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상승하고 최근에는 점유율을 15.7%까지 늘려 1위인 캐논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탄생하기까지 1년도 채 안 걸렸다.

 ◇‘#’ 시리즈가 돌풍 견인=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는 2004년까지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조차 외면한 제품이었다. 값싼 가격은 장점이었지만 디자인·카메라성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일본 광학 업체들과 격차가 있었다. 삼성 내부에서조차 “테크윈은 경쟁력이 떨어져 삼성 이미지를 해치고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삼성테크윈이 반전의 기회를 맞은 건 작년 5월 ‘#1’이 나오면서부터. 두께 2㎝ 이하의 #1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고른 인기를 얻으며 ‘일본 업체에 비해 디자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잠재웠다. 이는 실적으로도 이어져 #1 출시 후 삼성테크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0%를 돌파하며 1위에 올라섰고 #시리즈 후속 모델(#MP3, #11PMP)을 잇달아 선보이며 올 4월에는 30%(오프라인 기준)를 넘어 독주 체제를 완전히 굳혔다.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 ‘#11 PMP’가 유럽 이미지 출판협회인 TIPA로부터 ‘2006 베스트 멀티미디어 디지털 카메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 디카를 바꾼 디자인의 힘=“#1을 개발할 때 디자이너를 일본에 두 달간 파견해 거기서 디자인을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또 #11은 디자이너를 네덜란드로 보내 좋은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못 오게 했습니다. 한 사람이 보통 2∼3가지 기종을 맡다보니 디자인실에 앉아 있으면 개발 쪽이나 생산 라인 등 챙겨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연락이 안 되는 곳으로 보내 좋은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목숨 걸고 하도록 합니다.”(진병욱 삼성테크윈 디자인실장)

 삼성테크윈 디지털 카메라가 1년 사이에 확 달라진 건 디자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테크윈은 8개월 동안 50억원을 투자해 #1을 만들었다. 대개 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1개월도 채 안 걸리지만 #1은 배 이상의 노력을 들였다.

 류승섭 디자인실 과장은 “우리는 업계 후발주자여서 그동안 싸게 만드는 데 치중했었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보단 공급자 위주였기 때문에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삼성테크윈이 달라질 수 있었던 건 경영진의 결단이 큰 몫을 했다. 내부의 적지 않은 반대가 있었지만 테크윈은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4년 말 성남에 위치한 디자인실을 삼성전자 디자인센터가 있는 중앙일보빌딩으로 이전했다. 양사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6개월에 걸쳐 디자인한 ‘블루 NV’ 시리즈는 최근 유럽영상음향협회(EISA)로부터 최우수 콤팩트 카메라로 꼽히는 쾌거를 거뒀다. 이는 삼성테크윈이 2000년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 수상한 것.

 진병욱 실장은 ““2005년 1월 본대가 성남에서 이 곳으로 왔는데, 조직을 통째로 옮기다보니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과 지원으로 디자인·개발·상품기획 등 모든 파트가 블루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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