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직장인 A씨.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한국팀의 경기를 일하는 동안 틈틈이 인터넷으로 지켜본 A씨는 그 이후로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WBC 인터넷 시청을 계기로 인터넷 동영상에 맛을 들인 A씨는 스포츠나 드라마 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넘쳐 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직은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지 못한 동영상들이지만 누구도 생각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영상으로 올리는 사용자들에 감탄하곤 했다.
특히 흥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정제된 인터넷 방송이나 요리·레저 강의 등 실용적인 동영상까지 동영상 자체가 정보의 바다였다. 이제 A씨는 인터넷에서 즐겨 했던 지식검색과 미니홈피 관리 등을 줄이고 인터넷 동영상의 바다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동영상 마니아가 돼버렸다.
최근 2∼3년 동안 국내 인터넷 서비스 열풍을 몰고 온 네이버 지식검색과 싸이월드 미니홈피. 지식검색은 텍스트 기반의 서비스였고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미지 기반의 서비스로 모두 사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하면서 서비스가 확대됐다. 올해 인터넷 업계의 최대 이슈인 ‘사용자제작콘텐츠(UCC)’가 바탕이다.
이렇듯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인터넷 환경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는 UCC가 동영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다음·야후코리아 등 대형 포털들이 동영상 콘텐츠 확보 전면전을 치루고 있으며 판도라TV·다모임·프리챌 등 전문업체들도 급부상했다.
게다가 일부 서비스는 인터넷 방송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환경 속에서 인터넷 동영상이 일상 생활로 파고들고 있다.
◇UCC가 돈이다=UCC 동영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인터넷 서비스 산업의 차세대 성장 모델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대형 포털의 경우 검색 쿼리를 늘리고 이에 따른 검색 광고 수익을 노리는 것이 자명하지만 UCC 동영상 서비스 자체에 대해 끊임없이 수익 모델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UCC 동영상 전문업체들은 수익을 만들기 위한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미 일부 업체들은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판도라TV는 동영상 광고의 경우 사용자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온라인 광고모델에 보수적인 광고주 설득에도 성공해 월 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대 기업(B2B) 방식의 유료 콘텐츠 매출에서 벗어나 동영상 플랫폼을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를 시험하고 있다.
다모임도 콘텐츠 뿐만 아니라 플래시 기반의 동영상 플랫폼과 텍스트 기반의 광고 등 수익 모델을 다양화하고 있으며 그래텍의 인터넷방송 ‘곰TV’도 일평균 접속자수 60만명을 돌파하면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문업체들, 변방에서 중심으로=UCC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판도라TV·다모임·나우콤·유비티즌 등 전문업체들이 인터넷 산업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대형 포털의 그늘에 가려 절치부심한 이들 업체들은 대형 포털이 동영상 검색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그간 쌓아 온 콘텐츠와 노하우를 빛내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들은 대형 포털이 경쟁하고 있는 스포츠 중계나 드라마보다는 그야말로 UCC에 집중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들은 동영상을 즐겨보는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최근 1년 사이 방문자와 페이지뷰(PV)가 배로 늘어나는 등 인터넷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플랫폼과 콘텐츠 질이 승부의 관건=UCC 동영상 서비스의 핵심은 플랫폼과 콘텐츠 질로 요약되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누가 더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편집하는 데 편리한 플랫폼을 제공하느냐와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인 웹2.0에 걸맞는 개방적인 플랫폼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드라마, 영화, 스포츠, e러닝 등 정제된 동영상 콘텐츠에 맞대응할 수 있는 UCC 동영상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선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업계 전문가는 “아직은 국내 사용자가 이미지에 더 익숙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어느 순간에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디지털카메라가 대중적으로 보급된 것처럼 UCC 동영상의 질도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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