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X)선,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사람 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 골격은 물론이고 조직, 기관, 혈관 등이 움직이는 상태(대사·기능)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그냥 들여다보기만 해서는 병 든 조직과 건강한 조직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두 조직의 음영(陰影)이 비슷하기 때문. 그래서 나노기술을 이용해 몸 안에 그림자를 만든다. 구체적으로 표적지향형 나노입자인 조영제(造影劑)를 투여해 병 든 조직과 건강한 조직 사이의 음영 차이를 크게 함으로써 어느 곳이 병들었는지, 어느 곳이 막혔는지(대사) 등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
조영제는 이미 위장, 기관지, 척수, 담낭, 뇌동맥, 심장, 대동맥 등을 촬영할 때 두루 쓰인다. 황산바륨 등 사람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 화합물을 사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심장병 진단을 위한 혈관 조영제가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미 피츠버그대학 스티븐 웨이스보드 박사)가 나오기도 했다.
포스텍 제정호 교수팀은 지난 2004년 조영제 없이 살아 있는 쥐의 미세혈관을 0.01㎜ 이하까지 관찰했다. 고감도 X선 기술과 시간해상도를 1000분의 1초로 단축시켜 살아 있는 쥐의 혈관을 ‘동영상’으로 얻어냈던 것. 제 교수는 또 이재목 박사와 함께 관찰 대상물을 염색(조영)할 필요가 없는 ‘밝은 장(Bright-Field) X선 영상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사람 몸 안의 바이러스, 세포막, 단백질복합체 등에 특정 물리소자(나노입자)를 결합시킨 뒤 반응을 살펴보는 ‘나노 + 바이오 기술’이 질병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씩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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