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들 `보안업체 M&A`바람

 IBM이 인터넷 보안 업체인 ISS를 거금 13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HP의 시만텍 인수 가능성이 나오는 등 올들어 가속되고 있는 대형 IT업체들의 보안업체 인수합병(M&A)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됐다.

레드헤링은 IBM의 ISS 인수가 대형 IT 업체들에게 자사 제품군에 보안 관련 요소를 추가하려는 경쟁을 가열시키면서 이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히 시가총액이 2억∼7억달러 사이이고 지난 몇 주 동안 주식시장에서 불안한 실적을 보인 업체들이 인수 타깃이 될 전망이다.

◇보안이 모든 IT핵심 부상=올 들어 미국 보안 분야에서 이뤄진 M&A는 약 40건으로 이미 지난해 건수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형 IT업체의 보안 업체 인수합병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보안업체들에 대한 관심의 배경에는 어떤 IT제품을 사든 가장 핵심적 요소로 보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모바일기기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면서 이것이 새로운 기술발전을 가져오며 새로운 보안회사들을 양산할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당장 월가에서는 HP가 보안 SW 시장 1위 업체인 시만텍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란 소문까지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등록된 보안 업체인 블루 코트·바스코·웹센스·액티브카드 등도 유력한 인수합병 타깃으로 꼽고 있다.

◇중규모 보안 업체들이 타깃=IBM의 ISS 인수 결정도 스토리지 업체인 EMC가 보안 업체 RSA를 2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지 두 달도 안돼 이뤄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HP·오라클·SAP 같은 IT산업 거두들도 인수 타깃을 찾기 위해 보안업계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식시장에 등록된 중규모의 보안 업체들이 주된 타깃이 될 전망이다.

보스턴 코퍼릿 파이낸스의 머레이 비치 관리 이사는 “EMC와 IBM이 보안 관련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다른 업체들도 시장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인 이스트 피크 어드바이저스의 찰스 라이스 사장은 “새로운 보안 위협에 대응할 제품과 사업을 갖춘 기업만이 인수합병 타깃이 될 것”이라며, 모바일 기기나 특정 애 플리케이션 겨냥 보안 위협에 대응하는 기술을 갖춘 업체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만텍 인수 쉽지 않을 듯=그러나 시만텍에 대한 인수합병 시도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만텍은 지난 2004년 12월 스토리지 업체인 베리타스를 무려 135억달러에 인수했으나 이후 시만텍의 순익은 감소해 왔다. 물론 시만텍은 보안 업체 중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큰 업체로, 지난달 26일 발표한 자사 회계연도 기준 1분기 순익은 투자자들을 만족시켰고 주가도 괜찮았다.

취약성 관리 서비스 업체인 퀄리스(Qualys)의 필립프 쿠르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제품 업체는 단지 제품을 설계하고 판매할 뿐이지만 솔루션 업체는 고객사의 보안 문제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제품을 판매·통합하며 문제를 처리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에 훨씬 잘 부합한다”며 “존 톰슨 시만텍 CEO는 시만텍이 제품 업체에서 통합 솔루션 업체로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 빨리 터득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의 인수 시도로부터 안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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