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뜨겁던 태양만큼이나 이번 여름에도 많은 게임업체들이 방학특수를 노리며 비지땀을 흘렸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번 여름엔 이렇다할 히트작품이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개발사들이 막대한 개발비와 인력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게임은 다른 산업과 달리 전형적인 콘텐츠 산업이다.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 보다 유저들에게 제공되는 콘텐츠의 수준이 성공을 판가름하는 것이다. 이는 설비시설을 투자하거나 제품의 가격을 낮추면 경쟁력이 생기는 여타의 산업과 다른 부분이다. 따라서 올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작품들은 콘텐츠의 수준이 소비자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영화를 예로 들어 보자.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는 유명 배우가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는 배우들의 화려한 겉모습이 아닌 내용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타 배우를 동원하고 막대한 제작비용을 들인 ‘태풍’은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즉 ‘왕의 남자’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성공한 반면 ‘태풍’은 콘텐츠보다 외형에 너무 신경을 쓴 것이다.
하지만 게임과 영화를 동일시 하는 것도 문제는 있다. 왜냐하면 게임은 영화와 달리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유저와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잘못된 점을 보완하고 부족한 콘텐츠를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따라서 처음엔 다소 부족했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올 초 빅3로 불리며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각각 독특한 게임성과 콘텐츠로 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만의 강점을 잊은 채 그래픽과 마케팅에만 집중했다. 부진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은 셈이다.
심지어 자신들의 강점을 버리고 다른 작품을 따라가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똑같은 게임이 아니라 다른 게임에서 즐기지 못하는 그 게임만의 콘텐츠다. 성급히 지금의 실적부진을 만회하려 하기 보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를 보완하는 것이 우선이다. 게임은 시장에 출시하면 더이상 고칠 수 없는 가전제품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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