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자동차용 외장 부품을 전문으로 하는 재영솔루텍은 최근 인천 송도 신도시에 ‘JDH’라는 연구센터를 열었다. JDH는 ‘재영솔루텍 디자인엔지니어링 허브’의 영어 약자다.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JDH 내부에는 세트 업체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디자인 시설이 갖춰져 있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서 원하는 제품만 만들어주면 되는 부품 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이유는 하나다. 디자인에 눈을 떴기 때문이다.
◇디자인으로 고부가가치 실현=지금까지의 부품 업계는 수동적이었다. 고객의 요청에 맞게 제품을 잘 만들면 그만이었다. 재영솔루텍도 이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준 설계도대로 금형을 만들어 제품을 만들어왔다. 경쟁력은 오로지 원가와 납기에 달려 있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더 빨리, 더 싼 가격에 공급하는 게 관건이었다. 당연히 업체 간 경쟁이 심해졌고 이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
김학권 재영솔루텍 사장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던 중 디자인에 주목했다”며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을 미리 디자인해서 제안하면 다른 업체와는 차별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재영솔루텍은 실력있는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휴대폰 케이스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제품과 다른 기능성 디자인의 제품이 만들어졌고 국내 유수의 휴대폰 업체에 이를 납품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기존 휴대폰 케이스에 비해 가격을 10% 이상 높게 받았다.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본 셈이다.
재영솔루텍과 같은 휴대폰 케이스 업체뿐 아니라 키패드나 카메라모듈 등 휴대폰 외형에 영향을 주는 분야의 부품 업체들도 최근 관련 팀을 새로 만들거나 인력을 늘리는 등 디자인 분야에 공을 들이는 추세다.
◇디자인으로 상생경영도 실현=디자인과 무관한 듯한 소재 업체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내 최대 화학 업체인 LG화학은 디자인을 통해 협력 업체와 상생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테크센타’를 운영중이다. 테크센타는 150여명의 전문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특히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고객의 제품에 가장 적합한 소재를 디자인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실제로 자동차용 에어컨과 히터 등의 온도 센서를 생산하는 광원은 LG화학과 함께 LG화학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열전도성 플라스틱을 활용한 온도 센서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했다.
LG화학이 연구개발비 2억원을 지원하는 등 2년여 동안 5억원을 투입한 끝에 광원은 지난해 55억원 매출에서 올해 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1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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