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포스트 임요환을 찾아라

e스포츠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SK텔레콤의 간판 임요환선수다. 임 선수를 빼놓고 e스포츠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될 정도다. 그 한사람의 팬카페 회원수가 6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영화배우나 가수 등 연예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숫자다. 그의 경기가 있을 때면 관중석은 그야말로 발디딜 틈 없이 팬들로 꽉들어찬다.

 

그런데 문제는 수많은 팬들을 몰고다니며 흥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가 임요환선수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홍진호·이윤열 등 인기스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임요환이 갖는 영향력과 상징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임 선수가 없는 e스포츠는 상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임 선수의 군 입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e스포츠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그가 없는 e스포츠판에 수많은 팬들이 함께 빠져나갈 경우 e스포츠계가 그야말로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판에 임요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임요환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임진록’이라는 빅매치를 완성시킨 ‘폭풍저그’ 홍진호, ‘천재테란’이라 불리며 스타크 팬들을 매료시킨 수많은 명경기를 연출했던 이윤열, 프로토스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때 홀연히 등장했던 ‘영웅토스’ 박정석 등도 스타급 플레이어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임요환만큼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대형스타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때문에 포스트 임요환 발굴은 한국 e스포츠에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임요환은 한국 e스포츠 대표 아이콘이다. 한국 야구에 이승엽이 있다면 한국 e스포츠에는 ‘테란의 황제’임요환이 있다. 그는 프로게이머 1.5세대로 1999년에 데뷔한 후 7년 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사그라들줄 모르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그는 팬카페 회원수만 58만명에 달한다. 인기가수 비의 팬카페 회원수가 25만명, 이효리의 팬카페 회원수가 39만명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수치다.

 

경기 관람객수를 봐도 이러한 인기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임요환이 경기에 출장하면 경기장은 물론 멀티비전이 설치된 경기장 외부까지 발디딜 틈 없이 많은 관중들로 북적거린다. 경기장의 한 관계자는 “임요환의 경기가 있는 날은 평소보다 배 이상의 관중이 더 든다”며 “다른 경기 때보다 인기스타를 보기 위한 자리경쟁도 치열해 가히 아이돌 스타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임요환은 이미 많은 이들의 머릿 속에 e스포츠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가 데뷔한 이래로 줄곧 임요환의 팬이었다는 이상현(28)씨는 “임요환은 다양한 전략구사를 통해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수 많은 유저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던 선수”라며 “그가 펼친 명경기들은 이미 올드팬들에게는 잊을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이렇듯 존재감이 큰 임요환이 그 자리를 비운다면 e스포츠에 치명타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먼전 그의 군입대가 현실화 될 경우 e스포츠판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것으로 보인다. 그는 강도경, 최인규 등과 마찬가지로 공군특기병으로 입대할 것으로 보여 복무 중에도 개인리그 참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로 꼽히는 프로리그에는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또 e스포츠도 스포츠인 만큼 임요환도 언젠가는 은퇴를 하고 지도자로 또는 e스포츠분야에서 다른 역할을 해야할 때가 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때까지 스타의 추가 발굴이 안된다면 스타크계는 또 한번 흥행성적에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같은 상황에 만약 임요환이 은퇴라도 하는 날이면 시청률이 30%는 하락할 것”이라며 “그와 견줄만한 스타 선수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의 후계자로 서지훈, 한동욱 등 여러 선수들을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거론되고 있는 선수들은 많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임요환의 강력한 포스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만큼 스타크판에서 임요환의 존재가치는 높고 포스트 임요환의 등장은 시급한 현안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임요환과 같이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은 e스포츠의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한다.포스트 임요환이 등장하기 위해선 우선 선수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현재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면 과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팬들에게 짜릿함을 줬던 플레이들은 사라지고 하나 같이 비슷한 전략으로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의 많은 플레이패턴이 알려져 더 이상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많은 e스포츠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획일적인 플레이만을 하다보면 스타플레이어의 등장도 요원할 뿐 아니라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경기 내적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없다면 경기 외적인 흥미요소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경기관전의 흥미요소를 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 ‘스타크래프트’는 이미 많은 전략이 노출돼 새로운 유닛이나 종족이 생겨나지 않는 한 보는 재미가 계속될 순 없다”며 “이제는 ‘스타크래프트’도 게임 외적인 즐거움을 추구해야 팬들에게 더 많은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진록’과 같이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빅매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앞서 외적인 상황연출을 통해 흥행요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다른 오프라인 종목의 프로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다 이와 같은 이유”라며

“경기내용에도 충실해야 겠지만 팬들에게 재미있는 이슈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프로선수들이 가진 의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스타를 키우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실력을 갖춘 선수들의 발굴이 우선이다. 하지만 능력있는 선수들이 등장해도 적절히 포장해 줄 시스템이 없다면 프로선수로서 매력이 없는, 그저 경기만 잘하는 선수로 남을 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잉글랜드의 축구영웅 데이비드 베컴은 실력도 출중하지만 어릴적 부터 그를 스타플레이어로 키우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과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진 선수”라며 “한국 e스포츠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포스트 임요환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요환의 인기비결을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그가 이렇듯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팬들은 가장 먼저 꾸준한 성적을 그의 인기 비결로 꼽는다. 과거 새로운 전략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을 때보다는 그 포스가 다소 꺽인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올드게이머들이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도 임요환 만큼은 언제나 기대이상의 선전을 펼쳐왔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임요환이 출전하면 쉽게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가장 승부를 예상하기 힘든 선수 중 한명이 바로 임요환이고 이것이 팬들이 그에에 열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뛰어난 외모는 물론 출중한 화술과 제스쳐 등을 통해 팬들에게 꾸준히 이슈를 제공하는 스타성 또한 인기를유지 비결이다. 청소년층이 좋아하는 스포츠다 보니 선수의 외적인 부분도 인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그러한 요소를 두루 갖춘 임요환이 대형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고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명근기자 diony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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