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유료화 대작게임 중간성적표

성수기인 여름방학 시즌을 맞아 업체들이 야심차게 선보인 기대작들이 속속 유료화에 돌입하면서 그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여름시즌에 유료화에 돌입한 대표적인 작품들은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네오위즈의 ‘피파온라인’ 그리고 CJ인터넷의 ‘서든어택’ 등 이다.

또 이달 말 넥슨의 ‘제라’가 오는 10월 웹젠의 ‘썬’이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어서 게임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시장쟁탈전은 더욱 뜨겁게 전개될 전망이다.초반 대세의 흐름을 종합하면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피파 온라인’은 부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서든어택’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상용화에 돌입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관계자에 따르면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경우 3사의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MMORPG이면서 정액제 방식(한달 1만9800원)을 선택한 것이 초반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다른 작품들이 부분유료화 방식을 채택한 것에 비해 정액제 방식을 채택함으로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안겨줬다는 것.

 

여기에 올 초 넥슨의 ‘제라’ 웹젠의 ‘썬’과 함께 이른바 ‘빅3’로 불리우며 관심의 초점을 받은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 초 유저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부족한 콘텐츠가 문제점으로 떠오르면서 유저들의 이탈이 많았던 것. 떠난 유저들을 업데이트와 정식서비스를 통해 다시 끌어모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피파온라인’ 역시 월드컵 시즌 때 동접이 20만 가까이 상승하는 등 파란을 몰고왔지만, 월드컵이 끝나면서 축구열기가 사그라들고 최근 선보인 아이템숍이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반면 ‘서든어택’은 두 작품과 비해 오픈베타 기간이 길었고, 이미 ‘스페셜포스’의 유료화에 따른 FPS게임의 유료화가 어느정도 유저들에게 인식돼 있어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하지만 아직 유료화에 대한 성공 여부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는 것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3개 게임에 대한 초반 성적표는 나왔지만 이들 업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반응이다. 유료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서든어택’은 이번 기회에 확실한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반면 성적이 부진했던 ‘피파’·‘GE’ 등은 각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역전을 꾀하고 있다.

이 가운데 CJ인터넷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단 유료화에 돌입한 첫 주 PC방 점유율 순위에서도 ‘스페셜포스’에 이에 2위(게임트릭스 집계)를 기록하는 등 시작이 좋은 까닭이다. 이처럼 CJ인터넷 측은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어느정도 유료화에 대한 유저들의 호응도가 높자 성공적인 유료화 안착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해 CJ 인터넷 이선희 홍보팀장은 “현재 게임상에서 선보인 아이템들은 웹아이템들이며 밸러스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앞으로 추가될 아이템 역시 이와같은 형식이 될 것이며 가격도 게이머들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료화보다는 e스포츠로서 ‘서든어택’이 자리메김할 수 있도록 클랜초청전과 같은 다양한 대회를 유치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e스포츠 뿐 아니라 게임을 통해 CJ인터넷 인턴사원으로 입사할수 있는 등 게이머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맵을 회전시키는 이른바 롤링맵도 등장할 예정이어서 유료화와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계속 유지시킨다는 것도 또 하나의 전략이다.이같은 CJ인터넷의 움직임과는 달리 한빛소프트는 게임 자체에 충실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7일 정식서비스에 돌입했지만 유료화 이전과 비교해 동접이 20%정도 하락하는 등 유료화의 후폭풍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과는 PC방 점유율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유료화 이전 30위권을 유지하던 순위가 49위까지 추락했다(게임트릭스 집계). 하지만 유료화 서비스 이후 PC방에서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접속이 안되는 곳이 많아 순위가 급락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빛 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치보다 유료전환 고객의 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정액제로 인한 가격에 부담이 적지 않아 이같은 결과가 나온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앞으로 유료고객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곧 추가될 2.0 패치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NPC를 선보여 재도약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지적됐던 부족한 콘텐츠를 보완해 나가면서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재미를 유저에게 알린다는 것이 한빛측의 구상이다.

네오위즈는 초반 유료화 부진에 대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네오위즈 관계자에 말에 따르면 월드컵 시즌이 끝난 후 동접하락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며 유료화로 인한 점유율 하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오위즈는 아이템숍을 통해 꾸준히 아이템을 선보일 것이며 B2C 형태의 유료화 모델 보다는 B2B 형태의 모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아이템을 통한 수익구조 보다는 프로모션 같은 기업간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네오위즈 한 관계자는 “인지도 면에서 ‘피파온라인’은 다른 어떤 작품보다 경쟁력이 있다”며 “ ‘카트라이더’가 코카콜라와의 공동 프로모션으로 수익을 창출했듯 ‘피파’ 역시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세 작품 모두 유료화에 돌입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성공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직은 이르지만, 앞으로 이들 작품의 성공여부가 올 하반기 게임시장 실적을 전망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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