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레인콤, 디자인 유출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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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인증 때문에 미국 FCC에 제출한 MP3플레이어 샘플을 누군가가 찍어 인터넷에 공개한 사진.(왼쪽)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상품으로 이 제품을 개발했지만 디자인과 기능 등이 공개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레인콤도 디자인 사전 유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삼성전자와 레인콤이 최근 잇따른 MP3플레이어 디자인 유출 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내부 보안 강화에도 불구하고 뜻하지 않은 곳에서 신제품이 연이어 공개돼 마케팅 전략을 수정하는 등 적잖은 손실을 입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전시회에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MP3플레이어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려 했으나 오스트리아법인이 지난 13일 글로벌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는 바람에 디자인이 노출됐다.

 삼성전자는 전시 당일 해외 현지법인들과 일괄 발표를 하기 위해 신제품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관련 페이지를 삭제했지만 네티즌들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돼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삼성전자 사고가 끝나기 무섭게 이 번에는 레인콤이 당했다. 출시 일정도 잡지 못한 MP3플레이어 사진이 17일 누군가에 의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마케팅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다. 레인콤은 역추적에 나섰으나 해외에서 공개된 것으로 추정할 뿐 누가 사진을 찍어 유포했는 지 찾지 못했다. 레인콤 측은 “중국 또는 러시아에서 처음 유포된 것으로 추정될 뿐 발원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레인콤이 겪는 이 같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미국 FCC 인증을 받기 위해 샘플을 보낸 MP3플레이어의 사진이 누군가에 의해 블로그에 공개되면서 전략이 그대로 드러났으며, 레인콤도 지난달 이번에 노출된 MP3플레이어에 대한 스케치 디자인과 일부 규격이 인터넷에 떠돈 적 있다.

 실수에 의해서든, 의도에 의해서든 최근의 디자인 유출 사고는 모조품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로 엠피오는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권위의 IF 디자인상을 받으면서 공개된 ‘HD400’이란 MP3플레이어를 정식 판매하기도 전에, 올 2월 중국에서 모조품이 만들어져 수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레인콤은 일련의 사고를 계기로 내부 보안 교육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워낙 협력 업체가 많고 인터넷 환경에서 정보를 100% 차단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 더욱 골치를 앓고 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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