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산업, 방송산업, 통·방 융합산업의 규제와 기구 개편을 논의할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안문석)와 전문위(간사 정태명), 지원단 등 3개 조직이 속속 출항한 가운데 △방송 진영의 인사 불균형 반발 △지원단 내 기구법제팀장의 외부 인사 내정설 등이 맞물리며 잡음이 일고 있다.
13일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전문위 첫 회의가 열린 가운데 오는 18일에는 추진위를 포함한 전체회의 그리고 이달 말께는 지원단이 공식 출범하는 등 방통융합추진위 관련 3개 조직이 궤도에 오르기 위한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3개 조직이 전열을 갖추기도 전에 일부 잡음이 일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인선 반발=지난달 28일 추진위원과 전문위원이 발표된 후 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방송위 등 관련 부처·기관과 통신사업자·방송사업자 등 관련 사업자는 불만을 쏟아냈다.
정통부와 통신사업자는 ‘방송에 치우친 인사’라고 한 반면에 방송위와 방송사업자는 ‘산업 논리에 가까운 위원이 대다수’라고 반발했다. 통신사업자 한 관계자는 “추진위에서 허운나 위원을 빼면 모두 친방송계”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그러나 통신 진영은 ‘불만은 있으되 받아들인다’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방송 진영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방송쪽 위원이 꽤 있어 보이지만 막상 따져 보면 방송보다는 통신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위는 당초 선임될 예정이었던 J씨, K씨 등 방송 진영 인사가 막판에 본인 고사로 빠지면서 실제로 균형이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이를 받아들여 추가 2∼3인의 전문위원 선임을 검토중이다. 오지철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특히 전문위의 간사가 중요한 자리”라며 “행여 개인적인 성향으로 반 케이블TV 주장을 내보인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요 KBS 기획팀장은 “애초 추진위에 공영방송인 KBS 사장도 당연직으로 들어갔어야 했다”며 논의 구조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지원단 기구법제팀장 K씨 내정설=청와대와 총리실이 지원단 내 3개팀 중 하나인 기구법제팀장에 민간인인 K씨를 내정했다는 설이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씨는 예전에 방송계에서 물의를 일으켜 한동안 잊힌 인물인데 청와대 인맥으로 무리하게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지원단은 단장·부단장·3개 팀장으로 구성되며 팀장은 3급 공무원에 해당한다. 더구나 기구법제팀장은 이번 통·방 구조개편 논의의 한 축인 자리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K씨와 관련해 검증했는데 악의적 소문 가운데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 개편 추진에 대한 반작용?=일각에서는 초기 잡음은 오히려 방통융합추진위 3개 조직이 예상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갖춰가는 데 대한 반대 세력의 반발이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위 첫 회의에서는 향후 의제 논의 방향으로 ‘정부 조직 기구 개편과 규제체제 논의를 병행해 추진한다’고 정했다. 한 전문위원은 “기구개편을 하자는 추진위와 전문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추진위의 조재구 분과위원장이나 지원단의 기구법제팀장 내정설이 도는 K씨 등은 현업 이해도나 추진력에서는 반대 진영조차 인정하는 위원”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권 내 구조개편을 관철한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여전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18일 열리는 첫 회의때 이번 추진위와 전문위의 기구개편 의지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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