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연동 시대가 바짝 다가왔다고는 하지만, 사실 기존의 대용량 온라인게임을 조그마한 휴대폰에서 그대로 구현한다는 것은 꿈에 비유된다. 보통 온라인게임의 클라이언트 프로그램만도 수 기가에 달하는 데다 데이터 전송처리 속도면에서 PC에 비교하기 어려운 하드웨어 성능 차이로 인해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구현한다는 것은 요원한 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최근 SK텔레콤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이스라엘産 플랫폼은 발상의 전환을 이룬 획기적인 솔루션이란 점에서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임스트림’이란 이스라엘 벤처기업이 개발한 이 플랫폼은 회사명에 느낄 수 있듯 스트리밍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이 회사는 노키아가 주도적으로 결성한 다국적 펀드인 블루런이 투자한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게임스트림의 유무선 연동 플랫펌의 근간은 클라이언트 PC와 서버 간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기존 온라인게임 서비스 구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단지 모든 게임은 실제 서버에서만 이루어지며, 사용자가 키패드를 조작한 키값을 서버로 전송하면, 서버의 변화된 플레이 동영상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휴대폰에 디스플레이되는 방식이다. 실제 게임이 모바일 기기에서 구동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처리된 화면만 보여주는 셈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이 휴대폰에 뿌려지는(스트리밍) 동영상 데이터의 압축과 복원기술. 한마디로 시시각각 PC서버에 원격 접속한 유저의 컨트롤에 의해 변화하는 서버의 동영상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압축, 전송, 복원이 한 사이클로 이루어지는 것. 실제 게임스트림사가 보유한 핵심 기술도 데이터 압축·복원 기술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단말기엔 방대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필요없이 서버로부터 압축 전송된 데이터를 보여주고, 유저인터페이스 기능을 하는 ‘런처’라는 간단한 프로그램만 다운받으면 끝난다.
다만 아직 국내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이나 무선망 속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실제 게임 구동에 있어 300~500ms정도의 딜레이 타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향후 와이브로나 HSDPA망이 상용화 되고 단말기의 하드웨어 성능이 개선된다면, 제반 문제가 모두 해소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바일게임 개발자인 A씨는 “이론적으로 가능성은 누구나 예상해왔던 일이지만, 실제 시연에서 별 무리없이 돌아갔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약간의 타임딜레이가 있다해도 무선환경에서 일반 온라인게임을 즐긴다는 자체만으로도 당장에 상용화해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솔루션을 이용한 명실상부한 유무선 연동 게임 시대를 열기엔 관련 인프라 확충이 수반돼야한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휴대폰에서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휴대폰 사용자와 PC온라인 사용자가 함께 맞물릴 경우 속도 편차가 불가피해 게임의 재미가 반감될뿐더러 밸런싱 등 크고작은 문제를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모니터 기반의 스펙터클한 그래픽과 사운드 기반의 온라인게임과 달리 설령 휴대폰에서 구현된다고 해도 디스플레이의 태생적 한계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같은 솔루션의 등장으로 유무선 연동 게임 시대는 새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와와 무선망의 발전을 기다릴 필요없이 기존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유무선 연동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현실화한 탓이다.
특히 기존 게임을 이용한 서비스는 문제가 있지만, 이같은 솔루션에 바탕을 둔 기획과 개발과정을 통해 휴대폰 특성에 맞는 게임으로 승부한다면, 유무선 유저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선과 무선의 만남은 이미 대세란 점에서 이통사 등 사업자들의 의지만 있다면, 이같은 서비스사 조기에 정착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장기 침체에서 허덕이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요즘 최고 화두는 네트워크게임이다. PC온라인처럼 서로 떨어져있는 사용자끼로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경우 포화기를 맞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F 등 이통사들이 네트워크게임 부양에 사활을 걸고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기술의 주류는 KTF가 실시간 모바일 MMORPG로 지난 6월 첫선을 보인 ‘아이모’ 형태의 서비스 방식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직접 어플리케이션과 서버를 개발하고, 통신사에 서비스 하는 것으로 서버와, 각 통신사별, 모바일 기기별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개발하는 비용부담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 게임 서비스에 대한 노하우와 맨파워가 부족한 게임업체들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게다가 오픈베타 혹은 상용 서비스 기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버를 유지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통사가 직접 서버 모듈을 제공하고, 서버를 유지해 줌으로써 많은 개발사들이 쉽게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SKT가 채택한 ‘MNGP’ 방식이다. 스웨덴의 모바일 솔루션업체인 테라플레이가 개발한 ‘MNGP’는 유럽에서 오랜기간 서비스되면서 안정성을 검증받았으며, 조만간 국내 모바일 네트워크게임 서비스의 주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플랫폼 역시 아킬레스건이 있다. 우선 SKT용 게임을 ‘MNGP’를 이용해 개발해 서비스 한다 하더라도 향후 KTF 등 다른 이통사에 서비스하기 위해선 결국 개발사가 서버를 개발하거나, MNGP의 한국 라이선스 업체인 지베이스에서 타 이통사와의 연계를 이루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물론 현재 지베이스측이 이런 부분까지 고려해 준비중이라고는 하나 아직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월부터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것이 이스라엘 게임스트림사의 플랫폼이다. 기존 플랫폼과 달리 이 제품은 어떤 무선 서비스플랫폼과도 쉽게 연동 가능해 개임 개발사 부담이 없는데다 시스템 구조가 간단해 이통사 등 서비스 캐리어들도 윈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기본적으로 이 플랫폼을 지원하는 게임은 PC온라인게임이기에 기존 모바일게임업체들의 입지가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반도체 R&D 주52시간 예외…특별연장근로제로 '우회'
-
2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LS-엘앤에프 JV, 새만금 전구체 공장 본격 구축…5월 시운전 돌입
-
5
“1000큐비트 양자컴 개발…2035년 양자 경제 선도국 도약” 양자전략위 출범
-
6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7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8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9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10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