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 업계의 `저가폰 딜레마`

 50달러 미만의 휴대폰이 세계 시장에서 위력을 더하면서 한국기업들의 ‘저가폰’ 시장 진출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폰 공급을 확대하며 판매량과 수익률 등 2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하면서 그 필요성이 부쩍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로열티 부담이 높고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진출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고가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해 왔던 삼성전자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필요 하다면 해야 한다. 시장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찬성론,‘선택 아닌 필수’=찬성론자들은 저가폰을 통한 점유율 확대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한다. 한국투자증권 노근창 연구원은 “휴대폰 사업은 물량 게임이이어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저가 시장에 나서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며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저가폰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저가폰 비중을 늘리면서도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라며 “특히 소니에릭슨의 성적표는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론, ‘만능 해결사 아니다’=저가폰 시장 신규 진출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플랫폼 표준화 및 모듈화를 통해 저가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중인 노키아·모토로라와 달리 한국 기업은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저가폰 시장에서 자체 베이스밴드 칩을 보유하지 않은 데다 로열티 부담까지 있어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박리다매를 요구하는 저가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논리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지적재산권 로열티 등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제조사 설계 생산(ODM)방식을 통한 섣부른 저가폰 시장 진출은 품질력 저하와 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 위험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베이스밴드 칩의 원가 비중이 고가폰의 경우 15%에 불과하지만 저가폰은 20%를 웃돌면서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판단도 반대의 이유다.

 팬택앤큐리텔 임성재 상무는 “한국 기업들이 모토로라에 비해 저가폰 경쟁력에서 떨어지긴 하지만, 저가폰 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한국 휴대폰 산업이 어려워졌다는 것은 한 단면만을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망=전문가들은 일단 저가폰 시장 진출에 대한 당위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토로라 등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급성장하는 저가폰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LG전자는 대만 아리마와 ODM 계약 체결을 통해 저가폰 조달 계획을 밝힌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인도 타타, 릴라이언스 및 브라질 비보 등 특정 사업자를 통한 저가폰 출시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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