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예정된 노준형 정통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SO협의회장으로서의 생각을 소신껏 전하겠습니다.”
오광성 한국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장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SO가 이제 하나의 산업군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엔 SO들이 인터넷역무 기간통신사업자로 허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SO들이 이제 조금씩 공통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게 더욱 크다.
“지난 3월 SO협의회장에 취임한 이후 전국을 직접 돌며 현지의 SO 사장들을 만났다”며 “케이블TV가 가야할 방향을 설명했고 동의와 지지도 얻어냈다”는 오 회장. 결과물이 바로 지난달 발표한‘디지털케이블발(發) 미디어혁명 마스터플랜’으로 거론되는 ‘케이블TV 디지털활성화 방안’이다. 이는 오는 2010년까지 현재 1400만 케이블TV가입자들을 HD 디지털방송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정부가 짜온 ‘디지털방송전환 시나리오와 정책’에 발맞추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업자들이 먼저 나서겠다는 것. 이 구상에 모든 SO들이 한 목소리로 지지를 보냈다.
티브로드, 씨앤앰커뮤니케이션, CJ케이블넷, HCN, 큐릭스 등 MSO뿐만아니라, 개별SO들도 ‘함께 가야할 큰 길’인 HD 디지털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오 회장은“앞으로 한달에 한번씩 SO업계 모두 참여하는 자리를 만들어 현재 진행되는 방송통신융합 흐름 등에 대해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SO의 단합력를 한층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앞으로 3년간의 SO협의회장 임기는 예전 어느때보다 험난한 여정이 될 전망이다. 통신방송융합의 파고 속에서 IPTV를 통한 통신사업자의 다채널유료방송시장 진입이 첫째 난제다.
최근엔 지상파방송사들이 드러내놓고 케이블TV에 대한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간 케이블TV업계가 위성방송의 등장과 경쟁을 가장 큰 위협요소로 느꼈지만 앞으론 그정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통신사업자와 지상파방송사라는 거대한 힘과 일전도 불사해야할 상황인 것.
오 회장이 SO 내부 단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이런 시장 상황에 기인하는 셈이다. 1개 SO는 겨우 5만∼30만 가입자를 가진 영세사업자일지 모르지만, 전국 100여 SO를 모으면 전국망과 1400만 가입자를 가진 유료방송의 주체세력이 될 수 있는게 바로 SO이기 때문이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지상파방송사의 다채널방송서비스(MMS).
“현재 지상파방송이 5개 채널를 내보내는데 만약 지상파들이 MMS를 통해 같은 주파수에서 5개 채널씩 내보내면 지상파방송 채널수는 25개가 된다”며 “케이블TV는 물론이고 신문 등 모든 미디어환경을 파괴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서도 지상파만 살찌우는 MMS 본방송만은 막겠다는 의지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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