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네오위즈, FPS라인업 강화 왜?

네오위즈(대표 박진환)가 또하나의 FPS(1인칭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며 FPS 라인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나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 FPS’로 불리우는 ‘스페셜포스’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네오위즈가 자칫 ‘자충수’가 될지도 모를 유사한 장르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게다가 ‘크로스파이어’(옛 ‘헤드샷온라인)는 게임스타일이 ‘스페셜포스’와 유사한 구석이 많아 과거 야후코리아에서 클로즈베타 테스트 진행 당시 ‘스페셜포스 대항마’를 자처했던 터라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크로스파이어’ 퍼블리싱과 관련, 네오위즈측은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FPS 돌풍을 계속 이어 가기 위한 전략적 판단’임을 강조한다.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스페셜포스’ 신화를 바탕으로 FPS장르를 게임 시장의 확실한 트렌드화함으로써 시장 파이를 계속 확대, FPS 신화 창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온라인 FPS분야의 세계적인 명가(名家)로 올라서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박진환 사장도 “FPS장르는 2006년 세계 게임 트렌드를 제시하는 올 E3에서도 가장 핵심 장르로 부각될 만큼 게임계 핫이슈”라며 “앞으로도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아우르는 좋은 FPS 게임들을 많이 발굴하고 키워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치 과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에 이어 ‘리니지2’를 발표, 연타석 홈런을 치며 MMORPG 시장을 견인했던 것을 벤치마킹한 듯하다.

네오위즈는 그동안 ‘같은 장르를 동시에 서비스하지 않는다’는 퍼블리셔들의 불문율을 깨고 유사한 장르를 잇따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인라인 레이싱게임인 ‘알투비트’에 이어 같은 레이싱 장르인 송재경 사단의 ‘XL1’과 제이투엠의 ‘레이시티’를 잇따라 퍼블리싱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FPS 역시 이번 ‘크로스파이어’에 이어 자체 스튜디오인 ‘레드덕’을 통해 개발, 출시를 앞둔 ‘아바’를 비롯해 다양한 FPS를 찾고 있다. 네오위즈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콜오브듀티’ 등 해외 유명 패키지 FPS의 온라인화를 적극 추진 중이란 소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도하다.업계에선 그러나, 네오위즈가 FPS장르의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스페셜포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와의 결별에 대비한 ‘보험용’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있다. 아직 드래곤플라이와의 계약 기간이 1년 가량 남아있고, 향후 재계약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볼 때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재계약 당사자인 드래곤플라이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스페셜 포스’ 하나로 일약 유망 게임업체로 발돋움한 이 회사는 그동안 축적된 자금과 외부 펀딩 자금 등 약 300억원 가량을 동원해 퍼블리셔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재 IPO(상장)를 준비하고 있는 드래곤플라이로서는 향후 IPO심사 과정에서 ‘스페셜포스’ 개발사보다는 독자 서비스가 회사 가치를 높이는 핵심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윈디소프트드가 ‘겟앰프드’의 대박에도 불구, 서비스게임이 적다는 이유로 코스닥 예비 심사에서 두번이나 탈락한 것도 드래곤플라이측을 자극했을 개연성이 높다.

드래곤플라이의 이같은 속사정을 모를리 없는 네오위즈로서는 내년 ‘스페셜포스’와의 결별 이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어쩔 수 없이 결별한다면,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얘기다. 또 FPS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다면, 남은 1년안에 ‘스페셜포스’를 능가하는 대안을 찾지 못하라는 법도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시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네오위즈의 주가가 최근 다소 주춤한 것이 이런 불투명한 미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만약 내년 7월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 서비스가 종료되고,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지난 1년간의 상승폭 못지않은 낙폭을 감수해야할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는 ‘카운터스트라이크’와 비교될 정도로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타격감, 화려한 전투 장면, 그리고 다양한 무기와 모드를 지원하는 만만찮은 게임성을 자랑하는 작품이다. 특히 ‘스페셜포스’에는 없고

‘서든어택’에는 있는 난입시스템, 즉 경기중에 입장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최고 수준의 3D 물리엔진을 적용, 사실감과 박진감이 뛰어나며 한층 진일보된 클랜 시스템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FPS 유저들의 선택의 핵심 잣대인 ‘손맛’이 콘솔게임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야후에서 ‘헤드샷’이란 타이틀로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할 때에 비해서도 상당히 변화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 박정필부장은 “‘크로스파이어’의 퍼블리싱은 ‘스페셜포스’와의 재계약 결렬을 대비한 것이라기 보다는 FPS부문에서 네오위즈의 지배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크로스파이어’는 난입모드 등 ‘스페셜포스’보다는 ‘서든어택’과 게임시스템이나 타깃층이 유사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