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팹리스 반도체기술 中 유출 시도 적발

 국내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벤처기업이 개발한 첨단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하려는 시도가 국가정보원에 의해 적발됐다. 지금까지 메모리·휴대폰 분야에서는 중국으로의 기술유출 시도가 잦았으나, 시스템반도체 설계 벤처기업의 기술을 유출하려는 시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인 A사의 전직 임원과 현직 대학교수 등이 AV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모터제어 반도체 설계기술과 공정 노하우를 중국 D사에 넘기려는 것을 적발, 2350억원 규모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예방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술이 유출됐을 경우 A사의 직접 매출감소뿐만 아니라 공정설비가 있는 국내 대형 파운드리 업체까지 심각한 피해를 볼 상황이었다고 국정원측은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서 A사 전 홍콩지사장 박모씨가 반도체 제조기술을 유출해 중국 D사와 양산 추진중이라는 첩보를 입수, 3개월에 걸쳐 추적했다. 그 결과 박모씨가 이 회사의 전 사외이사·기술고문 등 현직 대학교수의 지원을 받아 별도 회사를 설립해 기술을 유출하려는 정황을 확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 이첩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박씨는 반도체 칩 대량 생산·판매를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 중국 현지에 중국 C사의 자금과 파운드리 업체인 D사의 생산인프라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해외 기술유출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측은 “이번 사건은 한국 기술과 중국 자본의 연계를 위해 e메일 등 통신수단과 출장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원격 기술지원·양산을 시도한 국제적·조직적 기술유출”이라며 “피해 업체의 지사장·개발이사 등 고위 임원과 기술고문·사외이사인 대학교수까지 기술유출에 적극 가담한 도덕적 해이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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