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우리가 무슨말 하는지 몰라요"

 ‘최고경영자(CEO)와 캔미팅(can meeting)를 가진 후 열린두리반해서 트루톱(true top)이 됩시다.’

 삼성SDS·LG CNS·SK C&C 등 IT서비스 업체들이 기업내부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합친 말이다. 해석하자면 ‘CEO와 직위를 떠나 허물없이 불만을 털어놓고(캔미팅) 밥을 같이 먹으면서(열린두리반) 최고의 임직원(트루톱)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뜻이다.

 이처럼 IT서비스 업체들이 기업 고유의 풀뿌리 정서를 담은 고유용어를 통해 조직 활동·업무 개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회사별로 신조어를 내놓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경영이념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다.

 LG CNS(대표 신재철)는 혁신과 임직원의 편리한 업무활동을 지원한 데 따른 트루톱·또롱이·가꿈지수 등 고유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트루톱이란 진정한 일등이 되기 위해선 자기변혁을 추구해야 한다는 LG CNS인의 자세를 의미한다. 또 사내 인트라넷 ‘오피스 플러스’의 가이드 메뉴 캐릭터인 또롱이는 LG CNS 임직원들이 사내 인트라넷을 쉽게 이용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물방울 모양의 또롱이는 임직원이 하나의 물방울로 힘을 합쳐 커다란 블루오션을 이루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이 회사는 ‘가꿈 지수’란 용어도 사용한다. 오피스 플러스의 개인 블로그 활용지수를 일컫는 말로, 점수와 함께 새싹이 자라 나무가 되고 숲을 이루는 과정으로 점수를 이미지화함으로써 LG CNS 임직원의 활발한 온라인 사교 활동을 촉진시키고 있다.

 삼성SDS(대표 김인)는 정감 있는 예쁜 우리말로 조합한 고유 용어를 사용, 삭막한 사내 분위기를 전환한다. ‘열린두리반’ ‘도담이방’ ‘도란도란데이’가 대표적이다. 열린두리반의 두리반은 여러 사람들이 둘러앉아 먹을 수 있게 만든 크고 둥근 상이란 순우리말. 이 회사는 미리 대화의 주제를 정하지 않은 채 임원들이 직원들과 도시락을 먹으며, 업무 및 근무환경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자리를 열린두리반으로 칭한다. 도담이방은 모유를 짜서 보관하는 공간이다. 삼성SDS 모든 사옥에는 육아 여성이 사내에서 모유를 짜서 보관, 짬짬이 수유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전용공간을 운영한다. 이 밖에 도란도란데이는 직원들간의 정기적인 회식일을 일컫는다.

 SK C&C(대표 윤석경)는 캔미팅이란 고유용어를 쓰고 있다. 캔미팅은 조직 구성원들이 직급 구분없이 회사와 동떨어진 독립된 장소에서 수시로 정해진 경영과제에 대해 격의 없이 자유롭게 논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 마디로 ‘계급장을 떼고 얘기하겠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캔미팅을 통해 SK C&C는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에 대해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이뤄내며, 단순 상의하달식의 해결 방식이 아닌 모두가 동의하는 최상의 해결안과 실행안을 도출, 활기찬 조직문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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