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T 새 사령탑 정일재 (주)LG부사장

 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사업권 취소사태로 물러나는 남용 사장 후임으로 정일재 (주)LG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선임했다. 이에 따라 지난 8년여간 남 사장이 자신의 경영스타일을 구축해왔던 LG텔레콤은 ‘정일재호’ 출범으로 앞으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LG텔레콤은 26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남용 사장 후임에 정일재 (주)LG부사장(48)을 선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기주총이 아닌 시기에 사장 인사를 단행하기는 LG그룹의 관례상 전례가 드문일이며, 내년 정기주총까지는 임시 대표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도 뒤집는 것이어서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남용 사장은 LG지주회사 전략사업 담당 사장으로 발령나, 향후 그룹 전반의 핵심 전략 사업에 대한 경영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데이콤의 박종응 사장, LG파워콤 이정식 사장을 포함해 LG그룹내 이른바 3콤의 대표이사가 모두 구본무 회장의 새로운 측근들로 채워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신임 정일재 사장은 LG경제연구원 출신으로 지난 2003년 LG 지주회사로 옮긴뒤 LG텔레콤·데이콤·LG파워콤 등 3콤을 비롯, 그룹내 서비스 부문을 관장해왔다. 출신이력부터 연구원과 경영컨설팅에 주로 몸 담았던 정 사장은 전형적인 ‘관리형 CEO’ 색깔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규제정책이나 영업, 신규 서비스 발굴에 이르기까지 저돌적인 야전사령관 스타일도 보였던 남 사장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행보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까지는 LG텔레콤 내부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2년여간의 고속 성장세가 올 상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갔고, 하반기에도 그 여세를 몰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실적에 영향을 줄 만큼 사업전략을 당장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조직적인 면에서도 연말 정기인사를 불과 몇개월 앞둔 시점에 무리하게 조직개편·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용사장의 퇴진이 안팎으로 충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LG텔레콤은 예상보다 빨리 새로운 경영체제를 맞이하며 적응해갈 전망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금은 남용 사장이 구축했던 경영철학을 임직원 전체가 공유하고 있고, 조직도 안정돼 있는 만큼 새 대표이사 선임으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혼란을 수습하고 회사 전반적으로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LG텔레콤은 내년초 예정된 정기주총을 통해 정일재 사장을 공식 선임할 계획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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