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와이브로상용화 투자 및 전략 `­상반된 행보`

 KT와 SK텔레콤 등 와이브로사업자의 상용화 투자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그동안 와이브로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장비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현재의 장비가격보다 절반 정도 싼 슬림형 기지국을 개발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예정된 1700억원 규모의 관련 투자계획 가운데 상당 부문을 연말께 집중시키기로 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지난달 말 KT 등이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한 8000만∼9000만원대의 기지국 장비가 5000만원대로 낮아져야 조기 투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에 KT는 현재의 상용장비를 그대로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규모와 추진 방식에 대한 두 회사의 이 같은 차이는 앞으로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의지와 전략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장비가격으로는 서울의 6개 상용화 지역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제대로 커버리지를 갖출 수 없다”면서 “슬림형 장비가 개발되면 이들 상용화 지역에서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신촌·강남·서초·송파·분당 △분당∼내곡 도시고속화도로 △분당∼장지 도시고속화도로 △경부고속도로 판교IC∼한남 △지하철 분당선 등에 커버리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1700억원을 들여 고려대·한양대·신촌·명동·을지로·대치동·봉천동·신림동 등지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현재 개발중인 보급형 장비는 기지국과 안테나 사이의 전선 수와 수용할 수 있는 주파수할당(FA)을 크게 줄인 슬림형 기지국이다. 초기 상용화 장비가 기지국과 안테나 간 4개의 급전선(BR)과 3개 FA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인 데 비해 2개의 BR와 1개 FA만 수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기지국 수신성능을 높이고 향후 용량 증설을 고려한다면 SK텔레콤의 보급형 기지국 장비로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와이브로 사업에 대한 양사의 전략 차이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전략 차이는 와이브로 상용화 첫해 투자규모가 1700억원과 5000억원이라는 데서부터 비롯되고 있다. 3세대 이동통신(WCDMA)에 주력해온 SK텔레콤은 와이브로가 ‘보완재’ 서비스 개념일 수밖에 없어 WCDMA와 와이브로의 시장 타깃을 조율해야 하는 처지다. 반면에 다양한 분야의 광대역 이동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지향하는 KT로서는 초기 투자부터 서비스 품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

 SK텔레콤 관계자는 “당분간은 다양한 부가서비스 개발보다는 품질 안정화와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게 급선무”라며 “앞으로 1년간은 와이브로를 옥외 인터넷 접속서비스 정도로 유지하면서 기회를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