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ATI 인수 노림수 뭔가

AMD가 그래픽 칩 전문업체 ATI를 54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24일(현지시각) ATI 이사회가 이같은 내용을 승인, 반도체 업계 최대 규모 인수 합병 중 하나가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AMD의 대규모 인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목적은 경쟁자 인텔을 뛰어넘는 메인보드 및 그래픽 칩세트 제품권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AMD는 ‘옵테론’을 내세워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이미 인텔을 많이 따라잡았다. 하지만 최근 인텔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칩세트 분야에서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AMD가 협력사 중 하나인 캐나다 그래픽 칩세트 제조업체인 ATI를 인수함에 따라 인텔과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더 갖추는 셈이 된다. 지난 1분기 노트북용 그래픽 칩 시장에서 ATI는 74.6%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AMD의 ATI 인수가 성사돼 인텔과의 오랜 싸움 형국이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시장 분석가는 “AMD가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세트를 결합해 컴퓨터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통합 기술 플랫폼을 제공하는 인텔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 컴퓨터 업체 두두PC 사장 라울 수드도 ATI가 ‘가공되지 않은 채 숨겨진 다이아몬드’라며 극찬했다. 그는 “이번 인수가 AMD에게는 훌륭한 결단이 될 것이며 우리 업계의 근간을 뒤흔들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가치 42억달러를 기록중인 ATI를 55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이번 협상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AMD는 이전부터 그래픽 칩 분야 쌍두마차인 ATI와 엔비디아 모두와 중립적으로 협력해 왔는데, 이중 ATI를 인수할 경우 엔비디아와의 관계는 당연히 멀어진다는 것이다. WSJ은 AMD가 칩세트 및 그래픽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하나, ATI의 트랙레코드(운영실적)도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최신 고성능 그래픽 칩 런칭을 연기함으로써 경쟁사 엔비디아가 점유율을 높이는 빌미를 제공했다. 또 2006 자사 회계연도 1분기(3∼5월)에는 매출 6억5230만달러, 순익 3190만달러로 애널리스트 전망에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실적 발표 후 ATI 주가는 12% 떨어져 13.65달러를 기록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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