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스트라이크(카스)’와 ‘레인보스 식스’ 등 외산 게임 일색이던 국내 FPS게임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작품 ‘스페셜포스’는 단순한 수치상으로 나타내어지는 것 뿐 아니라, FPS게임 대중화에 앞장선 주역이다.
처음 이 작품이 공개됐을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성공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픽이나 타격감 그리고 FPS 특유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더구나 ‘카스’라고 하는 절대강자가 이미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상태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수 도 있다는 의견마저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이같은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 작품은 2004년 7월 16일 오픈 이후 17일만에 PC방 FPS 게임 점유율 35%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PC방 점유율 34주 연속 1위라는 대박을 터트렸다.
더구나 FPS게임의 유료화에 대한 우려마저도 성공적인 유료화에 안착하면서, FPS게임의 대중화와 함께 잇단 FPS게임개발 바람을 몰고 오기도 했다. 이같은 ‘스페셜포스’의 성공 뒤에는 게임이 오픈할 시점에 경쟁작이던 ‘카스’가 유료화정책에 실패하면서 그 후광을 받은 탓도 있지만, 단지 게임으로만 그치는 마케팅이 아닌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서 실제 프로선수가 탄생하는 등 FPS게임 저변확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이같은 성공에 대해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 박철우 사장은 “온라인게임의 최대 장점인 커뮤니티 서비스와 결합돼 시너지를 창출한 결과”라며 “완성도 높은 게임을 제작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다양한 활동 등이 유저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지난 2년간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사랑의 연탄나누기 행사’와 ‘헌혈증 나눔행사’ 그리고 ‘독도를 사수하라’ 등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특히 ‘독도를 사수하라’ 이벤트는 실제 독도를 방문해 독도수비대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국민FPS 게임으로 자리잡는데는 클랜의 활성화를 통해 e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 컸다. 게임 서비스 한달이 채 안된 8월 11일 클랜 서비스를 오픈한 것은, 이 작품이 커뮤니티에 대해 얼마나 많은 신경을 썻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클랜 서비스에서는 차별화된 랭킹 그래프를 통해 자신이 속한 클랜의 랭킹을 한눈에 확인 할 수 있고, 클랜의 전체 일정 관리, 클랜의 스킨 꾸미기 기능, 그리고 클랜원 간 채팅 등 클랜원의 결속과 관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5만개가 넘는 클랜이 활동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같은 노력은 2005년 2월 25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영만)로부터 e스포츠 공인종목으로 지정 받으면서 결실을 맺는다. 이를 통해 문화관광부의 e스포츠 진흥 정책에 따른 각종 혜택 뿐만 아니라, ‘프로게이머 등록규정’에 따라 협회 승인 하에 공인대회를 개최, 대회 입상자에게 ‘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 자격을 부여하는 등 대외적 신뢰도와 위상을 높히게 된다.
이후 ‘스페셜포스’는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면서 ‘루나틱하이’나 ‘메이븐크루’등 FPS 프로팀들의 잇단 참여로 본격적인 e스포츠로서 자리잡았다. 특히 2005년 9월 28일 ‘Again☆BK’ 팀의 안중업, 구교진, 안대홍, 박천홍, 박기범 등 선수 5명이 2회 이상 공인대회 입상자에게 제공되는 ‘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하게 됨으로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에 이은 또 다른 프로게이머 배출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선보인 ‘건빵토너먼트 주니어리그’는 총 1000여팀, 5000여명의 게이머들이 참가신청을 해 ‘스페셜포스’의 인기를 실감나게 한 부분이다. 건빵리그는 건빵PC방을 통한 PC방 기반대회이며 이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펼쳐지던 대회를 보다 확대한 것이다. 정식대회의 하부리그 형태인 건빵리그는 등록된 PC방에서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정식 프로게이머로 진출할 수 있는 등 e스포츠 대중화에 큰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도 각 게임방송사와 건빵 주니어리그, 지역 PC방 자체 대회까지 ‘스타’리그 못지 않은 다양한 대회들이 펼쳐지고 있다.
FPS게임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온 ‘스페셜포스’는 클랜이라는 최고의 도우미를 잡았고, 게임으로만이 아닌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도 제시함으로서 대중화에 성공했다. 게임의 성공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고, 또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도 그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오늘의 ‘스페셜 포스’가 있기까진 e스포츠로의 성공 가능성을 절대 버리지 않았던 박정필 SF사업본부장이 있었다. 그는 화려한 마케팅보다 내실 있는 기획을 통해 유저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설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그가 생각하는 ‘스페셜포스’는 네오위즈나 드래곤플라이만의 것이 아닌 유저와 함께 숨쉬는 살아 있는 게임이다.
- 대중화를 위해서 했던 마케팅 포인트는.
▲‘스페셜포스’가 오픈될 시점인 2004년에는 온라인FPS라는 장르가 거의 전무한 때였다. ‘카운터스트라이크’나 ‘레인보우식스’ 같은 패키지게임을 기본으로 하는 게임들이 시장에 있었고, ‘카르마온라인’이 어느정도의 성과는 내고는 있었지만 그들을 상업적으로 성공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기존의 FPS와는 달리 쉽게 플레이하면서도 FPS의 재미를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학교와 PC방 등 실질적으로 유저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위주로 론칭 초반에 대량의 마케팅 리소스를 투입했고, 그 이후 바로 e스포츠 활성화에 집중하는 형태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러다보니 기존에 FPS를 즐기지 않던 유저들도 입소문을 듣고 게임을 시작하게된 케이스가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 e스포츠 활성화에 마케팅 방법은.
▲네오위즈는 FPS가 e스포츠에 적합하다고 판단, 초창기부터 e스포츠 플랜을 세워두고 있었다. PC방에서 자발적으로 대회들이 성행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방송리그도 연간 6회 이상 진행하고, 각종 지자체 대회 등에도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공인종목으로 지정되고 프로게이머를 수십명 이상 배출하고 있다. 요약하면 PC방에서 방송리그, 오프라인 대회로 이어지는 풀뿌리 e스포츠를 지향했다고 말할 수 있다.
- ‘스페셜포스’만의 마케팅 철학이 있다면.
▲‘상생’이다. 우리가 퍼블리싱이라는 형태의 사업을 하기 때문에 사업 자체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나기 위해서는 유저들이 우리의 게임들에서 효용을 느껴야 하고, PC방도 같이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효용을 줄 수 있도록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마케팅을 실시해왔다. PC방을 대상으로도 PC방 사장님들이 그들의 사업을 잘 진행할 수 있는 ‘꺼리’를 끊임없이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게임의 성공 뒤에는 많은 개발자들과 마케터 그리고 유저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고, 결코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지난 2월 24일 ‘스페셜포스’를 즐기던 ‘B*B_AK74아키’라는 ID를 가진 한 게이머가 급성 백혈병이라는 힘든 병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을 같은 클랜원이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행사.
게시판을 타고 전해진 안타까운 사연이 계기가 되어 ‘스페셜포스’ 게이머들은 자발적인 헌혈증 모으기 캠페인이 확산 되었고, 네오위즈 측에서도 이 캠페인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특히 병마와 싸우는 게이머를 돕기 위해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와 퍼블리셔인 네오위즈에서도 직접 헌혈에 나서기도 하면서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B*B_AK74아키’는 “게임으로 알게 된 인연인데도 이렇게 도와주시는 분이 많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빨리 병이 완쾌돼 게이머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말해 감동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페셜포스가 걸어온길
2004년 7월 오픈 서비스 개시
2004년 8월 게임트릭스 FPS 점유율 1위, 클랜 서비스 개시
2004년 9월 누적 회원 수 100만 명 돌파
2005년 1월 누적 회원 수 300만 명 돌파
2005년 2월 e스포츠 공인 종목 선정
2005년 6월 PC방 인기 게임 1위 등극
2005년 8월 누적 회원 수 600만 명 돌파
2005년 9월 스페셜포스 프로게이머 탄생
2005년 11월 누적 회원 수 700만 명 돌파
2005년 12월 건빵PC방 1만개 돌파
2006년 2월 PC방 인기 게임 35주 연속 1위
2006년 3월 누적 회원 수 800만 명 돌파
<모승현기자 mozir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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