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e-Biz클럽 토론회]e비즈니스 도입 10년,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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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차 e비즈클럽 토론회’가 13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e비즈니스 도입 10년, 성과와 개선점은’을 주제로 열렸다.

<참석자>김덕현(세종사이버대 교수·기조발제)

이상규(인터파크 대표)

조원표(이상네트웍스 대표)

(가나다 순)

※사회=이준기(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사회)

 

 

인터파크 설립 10년, 전자거래협회 10주년, 전자거래학회 출범 10돌. 올해가 국내 e비즈니스 도입 10년째임을 보여주는 증거물들이다. 96년부터 추진된 e비즈니스 혁명은 연간 300조원이 넘는 상거래 시장을 만들어냈을 뿐만아니라 문화·사회·경제·산업 구조 전반에도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외형성장에 매몰된 나머지 활용도나 생산성 향상 측면은 간과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 40차 e-Biz클럽 토론회에서는 올해 e비즈 10년을 맞아 성과 및 문제점,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토론했다.

#1. e비즈 10년 무엇을 남겼나

△사회(이준기 연세대 교수)=e비즈니스가 도입된지 올해로 10년이 된다. 지난 10년동안 e비즈니가 어떤 성과를 낳았다고 보나.

△김덕현(세종사이버대 교수·기조발제)=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02년 9360억달러에서 내년에는 7조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연평균 5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e비즈니스 시장은 단순한 기존 시장 대체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e비즈는 인터넷 신기술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욕구실현이기도 하고 공급망 통합을 통한 비용절감의 툴로서도 기능하고 있다. 또 각종 규제의 철폐와 거래 투명성을 구현하는 혁신의 도구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97년부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CALS/EC 추진방안을 수립하고 2000년 정부부처에 전담과를 설치하는 등 육성에 나선 결과 지난해 358조원이라는 거대 상거래 시장을 형성했다. 또 중견이상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e비즈 활용도를 보이고 있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이상규(인터파크 대표)=B2C부문에 대해 얘기하겠다. 지난 10년간 전자상거래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10년동안 1000배 가까이 성장한 것 같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올해도 고성장세를 유지해 13조원이 예상된다. 이 추세대로라면 2∼3년내 백화점을 제치고 제 2의 유통채널로 부상할 것이다. 무엇보다 인터넷 쇼핑몰이 국내 유통산업의 지각변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 입점방식의 B2C모델에서 누구나 판매가능한 오픈마켓 방식의 출현으로 시장이 진화하고 있으며 나스닥에 상장한 G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이 글로벌 경쟁무대의 주자로 뛰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조원표(이상네트웍스 대표)=B2B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B2C 상거래가 10년 연륜을 갖고 있다면 B2B는 2000년을 전후로 시장이 형성돼 5년 가량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01년 대부분의 B2B e마켓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2001년 273개에 이르는 e마켓 수는 현재 100여개로 급감했으며 이 나마도 명맥만 유지하는 기업이 많다. 시장 규모도 허수가 많다고 본다. 지난해 B2B 상거래 시장이 무려 300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는 계약체결 단계에서 단순한 전자주문서가 오고간 것까지 포함돼 있어 결제-배송-클레임단계까지 포함하는 진정한 의미의 B2B시장으로 보기 힘들다. B2B 시장은 이제 겨우 일부 성공사례가 나오고 있는 초기단계다.

#2. 아쉬운 점은 없었나

△사회=외형적인 성장은 눈에 띄지만 내실면에서는 취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어떤 부분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나.

△김덕현=B2C쇼핑몰, B2B e마켓, 실시간 기업(RTE), 프로세스 혁신 등 각 부문별로 성공한 기업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스코, 델처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e비즈 대표기업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이하 기업의 경우는 아직도 기업 내부 ERP 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솔루션 부문에서는 더욱 아쉽다. 플랫폼 기업은 하나도 없으며 미들웨어, 응용시스템 등 일부 국내 기업도 아직 국제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보기는 힘들다. 산업 육성의 효과들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다고 본다.

△사회=지난해 우리나라의 IT활용지수는 대체로 몇계단씩 하락했다. e레디니스 랭킹은 14위에서 18위로, IDC의 정보사회지수는 8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이는 활용도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IT인프라 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아도 사용자 측면이 취약해 전체 랭킹이 낮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고급인력 양성정책도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산자부의 다른 정책에 비해 인력양성 정책의 만족도가 낮게 나왔다는 것도 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이상규=정부의 인프라 정책이 B2C 시장 활성화에 근간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정책의 수혜는 받은 것이 없다. 사실 정부가 쇼핑몰 시장의 현안과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오히려 일반 유통업과 상거래업의 규제를 동시에 받고 있어 중복규제, 이중규제가 문제로 지적되며 에스크로, 공인인증서 제도 등이 시장의 안전성이나 신뢰성을 높여주는 역할은 했지만 시장확대에 어느정도 걸림돌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의 문제가 생기면 카드사가 어느 정도 책임을 분담하지만 인터넷쇼핑몰에서는 전적으로 쇼핑몰 사업자가 책임을 지는 등 외국에 비해 의무가 무겁다. 또 거래품목의 제한도 상거래의 경제성을 저해하고 있다.

△조원표=B2C 시장은 초고속인터넷과 신용카드 결제라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성장이 가능했다. B2B는 아직도 인프라가 취약하다. 기본적으로 B2B는 외상거래인데 거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결제 솔루션 같은 것이 아직 부족하다. 그나마 신용보증기금의 전자보증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비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에서 B2B시범사업 등 많은 지원정책을 구사해왔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은 원자재 거래, 외상거래, 업종별 특성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B2B시장의 특수성에 최적화된 사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개별 기업에 대한 산발적인 지원이나 각 업종 협회 중심의 사업 등이 형식적인 사업으로 흐르게된 요인이기도 했다.

#3. 향후 정책과제는

△ 사회=최근 u비즈니스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등 e비즈니스도 진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e비즈니스 사업 및 정책이 이뤄져야 하는가.

△ 김덕현=그동안 공급업체 육성 중심, 정부주도형으로 e비즈 산업을 육성해왔으나 앞으로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유렵의 경우 직접 지원보다는 수요자에 초점을 둔 간접지원 정책을 펴고 있으며 일본도 지난 5년동안 실행해온 e저팬 전략을 올해부터는 신산업창조전략으로 설정하고 강한 제조업 부상, 다양한 서비스업 조성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e비즈와 향후 추진하는 u비즈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청사진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범부처간 협의체 구성도 요구된다. 또 전통산업의 e비즈 촉진은 물론 대기업과 얽힌 중소기업 뿐만아니라 가치사슬에 포함되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며 e비즈니스 솔루션 기업도 육성해야 한다. 국산제품 개발이라는 개념보다는 글로벌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솔루션을 발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 이상규=국내 B2C시장은 10대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어느 정도 내수시장 기반을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 경쟁이 더욱 중요하다. e베이나 야후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패권장악을 위한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규제를 따라가다보면 글로벌 경쟁에 뒤쳐질 수 있다. 결제단계에서의 각종 인증절차, 구매안정장치 의무화 등은 외국 이용자가 국내 상거래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들이 사라지지 않으면 B2C업체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힘들다. 정부가 B2C에도 관심을 가지고 각종 규제 완화 등에 나서야한다.

△ 조원표=B2B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인터파크 같은 업체가 B2B에서도 나오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면 말려도 B2B 하겠다는 사업자들이 나올 것이다. 물론 B2B에서 정부 시범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규모가 크고 위험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선뜻 선도적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민간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범사업을 할때라도 성공 가능성있는 모델을 발굴하고 성과가 보일 경우 더 많이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해야 형식적인 사업으로 흐르지 않는다.

정리=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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