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모바일 지능형 에이전트가 급부상하고 있다. 캐릭터 육성에서부터 메시징 서비스, 게임까지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지능형 에이전트는 기존 메뉴 중심이던 휴대폰 UI의 고도화는 물론이고 제조사의 무선 분야 커뮤니티 확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올 연말 탑재를 목표로 ‘모바일 친구’라는 지능형 에이전트를 개발중이다. 이미 올해 초 지능형 에이전트 ‘마이펫’을 선보인 삼성전자도 다음달 이후 유선 커뮤니티 ‘애니콜랜드’와 연계된 새 버전을 선보일 추세다.
관련업계에서는 제조사의 모바일 지능형 에이전트 개발을 두고 향후 무선망 개방환경에서 제조사가 서비스를 주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와의 역학관계 변화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휴대폰 UI 지능형 에이전트로 진화=지능형 에이전트 개발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모바일 친구’는 기존 싱글 게임과 달리 엔터테인먼트·커뮤니케이션을 한데 묶은데다 대기화면에 상주하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 UI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본적으로 캐릭터 육성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캐릭터와 근거리 개인통신(PAN)을 활용, 네트워크 게임도 즐길 수 있다. 다음달 유선 커뮤니티 ‘애니콜랜드’와 연계한 새 ‘마이펫’을 선보이는 삼성전자는 유무선 어디서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고 데이터 동기화로 유무선 연동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장악 꿈꾸는 제조사=휴대폰 제조사가 이처럼 지능형 에이전트 개발에 적극 나서는 것은 휴대폰 커뮤니티를 장악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디자인이나 성능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통합 애플리케이션으로 휴대폰 재구매율을 높이겠다는 것.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무선 커뮤니티를 장악, 하드웨어 판매에서 벗어나 서비스 분야로 확장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선인터넷망 개방이 더욱 진전되면 제조사도 얼마든지 무선 서비스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고려중인 ‘마이펫’의 미래 기능을 보면 이 같은 전략을 쉽게 엿볼 수 있다. 삼성은 향후 개인화된 서비스를 위해 ‘마이펫’에 정보 에이전트 기능까지 추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유선 애니콜랜드의 게임·음악 등을 구매하는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휴대폰 가격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표준화된 제조 인터페이스 확대로 차별화 요소가 줄어드는 환경 변화도 제조사가 무선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통화방식(GSM) 단말기 시장에서 이미 제조사가 유선 커뮤니티로 서비스 분야에까지 진출했듯 최근 지능형 에이전트를 활용해 무선 커뮤니티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며 “하지만 이통사가 준비하는 대기화면 서비스와 상당부분 기능이 중복되는 점에서 이통사의 견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향후 서비스 활성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용어> 모바일 지능형 에이전트=가상 캐릭터를 활용, 뉴스·날씨 등 각종 정보에서부터 게임·음악·동영상의 무선콘텐츠 구매를 지원하고 유도하는 응용 애플리케이션이다. 대기화면 상주형이어서 다른 응용 프로그램이 수행될 때도 백그라운드에서 항상 정보를 수집하며 SMS·MMS 등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한다. 국내에 출시된 프로그램으로는 인공지능 기능을 강조한 SK텔레콤의 ‘1㎜’가 대표적이며 캐릭터 육성 게임 형식으로 출발한 삼성전자의 ‘마이펫’도 향후 정보 및 콘텐츠 추천 기능을 담은 지능형 에이전트로 발전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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