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남표 KAIST 총장 취임
미 MIT 서남표 석좌교수(70)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제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3일 교내 대강당에서 김우식 과기부총리를 비롯한 홍창선·이상민 의원, 임관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로버트 러플린 총장 이임 및 서남표 총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서 총장은 취임사에서 “KAIST를 비롯한 이 지역 전체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첨단 과학기술 산업의 중요한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러플린 전 총장은 이임사에서 “KAIST는 급변하는 대내외적인 연구 환경 속에서 큰 전환점을 맞고 있으나 새 총장과 직원들이 힘을 합쳐 모든 것을 문제없이 잘 마무리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세계인이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KAIST와 서 총장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 총장의 공식 임기는 14일부터 오는 2010년 7월 13일까지 4년이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첨단 과학기술 산업의 허브’를 모토로 내세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남표 신임 총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조원대의 재단기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서 총장의 임기 4년이 KAIST의 10∼20년 뒤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남표 신임 KAIST 총장은 13일 취임식에 앞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대학은 긴 안목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바탕이 돼야하며, 적어도 5조원대 KAIST 재단 발전기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로버트 러플린 총장의 ‘KAIST 사립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서 신임총장이 미국 MIT에서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지내던 시절의 학과 통폐합이 ‘양극단 이론’(컵이론)과 설계 교육에 근거를 뒀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KAIST에 ‘변혁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서 신임 총장은 “MIT 기계공학과장 시절 교수들을 상대로 학과의 방향 전환을 위해 대학이 기초연구와 기술혁신에 치중해야 한다는 ‘컵이론’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100% 모두 공감했다”며 “KAIST는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몇 개의 학과에 치중해야 하고, 경영·공학·이과·금융 등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을 통합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KAIST가 향후 4년간 세계적인 산업 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전면적인 경영 및 연구 시스템의 설계(디자인)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서 신임 총장은 또 대체 에너지 개발과 서비스 산업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KAIST가 첨단 기술(하이테크)을 보급하는 창구 역할을 함으로서 인근의 첨단 산업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서 신임 총장은 서해안 만조를 이용한 조력 발전 예를 들며 “과거에는 에너지 생산을 위해 초대형 터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는 한국이 ‘지식’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신임 총장은 또 “연구개발과정에서 교수진의 논문 생산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 사업화를 위한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KAIST를 향후 실용주의적인 기술 산업화 측면에서 이끌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또 서 총장은 “KAIST 총장으로 올때 정부의 미션이 전혀 없었다”며 “백지상태서 KAIST의 그림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