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찬기자의 고수에게 배운다]위닝일레븐10 (중)

축구의 멋은 둥근 공이 주는 마력에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다르게 방향을 예측하긴 하지만 사람의 기술이 접목되면서 마법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아무리 쉬운 상대를 만나도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은 사람들을 더욱 축구에 매료시킨다.

‘위닝’에도 이같은 마력은 존재한다. 한번 ‘위닝’을 접한 게이머라면 때문에 게임에서 손을 놓지 못하는 ‘위닝 마법’에 빠지고 만다.

기자도 역시 ‘위닝 마법’에 빠져 주말 동안 줄곧 위닝과 씨름하며 지냈다. 이틀 동안 ‘위닝’을 10시간 넘게 할 정도로 주말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초보이지만 게임을 열심히 연습한 덕에 패드에는 적응을 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이지만 스루패스 등의 기본 공격과 함께 수비시 상대팀에게 압박을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게 돼 ‘위닝’에 자신감을 가졌다. 어느 때 보다 사부와의 만남이 기다려졌다. 실력이 일취월장한 것을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한판 대결을 펼쳐 보고 싶다는 욕심때문이었다. 드디어 사부와 만날 시간이 왔다.사부가 사무실로 당당한 모습으로 출현했다. “안녕하세요. 주말동안 연습은 많이 하셨어요? 예전 같은 실력이면 오늘 배울 거 하나도 없다는 거 잘 아시죠.”

사부는 처음 대면부터 기자에게 얼마나 연습을 했는지 부터 물었다. 패드에 익숙해지는 것이 ‘위닝’을 시작하는 기본이어서다. 무려 10시간이 넘는 연습을 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사부는 곧바로 수업으로 들어갔다. 기자가 원했던 것도 사부의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어서 군말없이 따랐다.

“패드에 어느정도 익숙해지셨다면 2대1 패스를 습득해야 해요. 그것은 ‘위닝’을 시작하는데 있어 기본적인 공격이예요” ‘위닝’에서 2대1패스를 하려면 X키와 L1키를 누르면 된다. 기본적인 스루패스나 X키를 눌러 패스하는 것은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여서 기자는 곧바로 2대1패스를 연습했다. 그러나 쉽게 적응하긴 어려웠다. 기본적인 패스에 너무 익숙해진 데다 2대1패스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자연스럽지는 못했다.

“2대1 패스가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속일수 있기 때문이에요. 다양한 공격패턴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죠. 즉, 패스를 준 선수에게 다시 패스를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직접 공을 몰고 갈 수도 있고 다른 선수에게 패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착각에 빠질 수 있어요.”

사부는 이와함께 센터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위닝’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2대1패스와 센터링 기술이기 때문이다.

사부는 센터링에는 3종류가 있다고 했다. 공중으로 띄워주는 기술(○)과 중간정도 높이로 띄워주는 기술(○○), 마지막으로 땅볼로 센터링(○○○) 하는 방법이 있다.

사부는 상황에 따라 이 세가지 센터링을 적절히 활용하면 득점을 올리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주말동안 ‘위닝’을 하면서 한가지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었다. 패스를 통한 공격은 수월하게 됐지만 수비가 문제였다. 압박수비를 통해 상대방의 공격을 차단할 수는 있었지만 왠지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부를 만난김에 이 점에 대해 코치해 줄 것을 부탁했다.

“아하, 수비요. 초보는 좀 어려울 거예요. 이번 ‘위닝’이 유독 수비방법이 더 어려워진 것도 그 이유죠. 우선 압박수비는 모든 게이머가 다 하는거예요. 누가 압박을 하느냐의 문제죠. 초보는 자신이 컨트롤하는 선수가 공을 따라 다니며 상대 공격수를 압박해요. 하지만 고수는 상대방의 길목을 차단하죠. 압박은 다른 선수들이 하고요”

사부는 설명과 함께 직접 플레이를 하며 어떻게 길목을 차단하는지 보여줬다. 우선 수비시 □는 상대방 선수를 압박하게 만드는 키가 된다. □를 누르고 있으면 팀 선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에워싸는 형태가 된다. 컨트롤 하는 선수는 좀 떨어진 상태에서 상대가 패스할 곳을 차단하는 역할을 했다.

사부의 조언에 따라 직접 수비를 해 봤다. 그러나 적응하기 쉽지는 않았다. □를 너무 누르면서 주변 팀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뒷공간이 비게 되는 실수를 초래, 쉽게 득점 기회를 주게 됐다.

“압박수비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만 눌러서는 안되요. 상대방 선수를 한명만 따라 붙게끔 해야 되요. 나머지는 뒷 공간에서 패스할 선수를 마크하는 것이 중요해요.”

수비할 때 사부는 테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테클은 수비할 때 반드시 필요한 기술중 하나다. 그러나 잘못 테클을 하게 되면 선수가 퇴장당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테클기술을 언제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테클은 상대방 선수가 공을 드리블 할 때 공이 발에서 떨어진 순간, 공을 보고 기술을 펼치면 되요. 그러면 공만 빼앗고 경고나 퇴장 등의 불미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아요.”사부의 가르침을 몇번 연습하면서 익숙해지진 않았지만 부드럽게 기술을 펼칠 수 있게 됐다. ‘흠. 쉽진 않군. 하지만 이제 사부와 본격적인 대결을 펼쳐도 되지 않을까.’ 승부욕이 다시 작동했다. “저랑 한판 하셔야 되지 않나요?”

사부는 흔쾌히 응낙했다. “마침 심심했는데 잘됐네요. 그럼 기자님은 최강팀인 브라질을 저는 한국팀으로 게임을 해 보죠. 그래도 저를 이기기는 어려울거예요.”

사부의 말대로 브라질팀을 선택, 각오를 다졌다. 쉽게 이기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지도 불태웠다. 하지만 각오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결과는 1대0 패. 축구공이 마력을 갖고 있다지만 차이가 너무 나면 그 마력도 필요없는 모양이다.

사부는 경기를 마치자 몇가지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처음보다는 정말 많이 나아졌어요. 패스하는 것도 그렇고 선수 컨트롤, 압박 수비도 한결 좋아졌고요. 그런데 너무 급해요. 잘 하다가도 너무 급하게 키를 조작해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해요. 특히 상대방 골대 앞에서 키 조작이 서툴러져요. 조금만 천천히 키 조작을 하세요. 그래야 정확하게 입력돼 패스나 슛이 제대로 나와요.”

사부가 남겨준 숙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했다. 하지만 이번주처럼 다음주 사부를 만났을 때 더욱 자신에 찬 모습일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위닝’을 제대로 마스터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굳은 결심을 하며 사부와의 작별을 고했다.

<안희찬기자 chani7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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