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정전전원장치(UPS) 업체들의 주력 제품이 소형에서 대용량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다중 연결을 통한 보호체계 강화와 정전 문제해결 외에 전기 품질까지 고려한 제품들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12일 전기관련 전문가들은 UPS의 3대 트렌드로 △대형화 △다중 연결 △전기품질 제어 등을 제시했다. 단순히 정전 때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에서 탈피해 안전도는 높이면서 복합기능들이 추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용량을 잡아라=UPS 업체들은 1000kVA급 대용량 제품 쪽으로 마케팅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대용량 제품들이 필요한 반도체·LCD 생산라인 등에서는 아직까지 UPS 보급률이 20% 미만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화된 생산라인이 늘어나면서 미세한 전기 충격까지 회피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는 것도 고용량 UPS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산실 등에 쓰이는 소용량 제품은 중국 등의 저가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점도 업체들이 대용량 제품에 집중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희성전자는 최근 2000kVA급 UPS를 생산라인에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용주 크로스티이씨 사장은 “UPS는 이제 서버·PC 기반의 사업에서 탈피, 산업용 시장을 겨냥한 대용량 제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대용량 시장은 도시바·GE 등이 선점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이 도전을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2중을 넘어 4중, 8중까지=2년 전만 해도 두 개의 UPS를 병렬로 연결하는 STS시스템은 2중 안전장치를 갖춘 새로운 개념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3중, 4중 연계가 대세가 되고 있다. 다중 연계는 가격이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지만 작은 사고에도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는 금융권·항공사 등은 가격보다는 안정성 강화에 치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일 UPS의 경우 평균 10만시간당 1회의 문제가 발생하는 반면에 2중 연계는 36만시간마다, 3중 연계는 90만시간당 1회의 다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산실에 300kVA급 장비 4개를 병렬 방식으로 도입했고 경기·경남의 교육청에는 최근 3중 연계의 UPS가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GE는 8중 연계가 가능한 UPS 장비를 출시하고 있다.
◇전기품질까지 잡는다=업계에서는 정전에 대비하는 것을 넘어 전기 품질까지 높일 수 있는 장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형광등이나 PC 등에서는 문제가 없을 수 있는 아주 미세한 정전까지 잡는 것은 물론이고 전기주파수의 왜곡인 서지(surge)와 새그(sag)를 최소화하는 데 R&D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또 장비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전기 간섭인 하모닉을 줄여주는 장비, 역률(Power Factor)을 1에 근접하게 만드는 장비 등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화전기공업은 자사제품 NXA UPS가 0.99의 역률을 유지할 수 있는 장비라고 소개했다. 업계 한 사장은 “전기품질을 개선하는 UPS 기술은 외산 주력장비에 비해 국내 업체들이 가장 뒤처진 분야”라며 “간섭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이는 장비들은 이미 시장의 대세가 되고 있어 대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