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 강민 제 2의 전성기

몽상가’ 강민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때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한물갔다’는 혹평을 받아야했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강민은 지난 22일 저녁 열린 8차 MSL(MBC게임스타리그) 4강전에서 라이벌 박용욱을 3대 0으로 일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초대 MSL 우승자이기도한 강민은 이로써 3년만에 MSL 멀티(2회)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MSL 멀티 우승은 3연속 우승 신화를 달성한 최연성과 MSL 전신인 KPGA 투어당시 이윤열이 기록한 3회 우승이 전부다. 강민은 또 2004년초 한게임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이후 2년여만에 메이저 우승을 노리게됐다.

‘악마토스’로 불리는 박용욱과의 준결승전은 강민 특유의 색깔을 다시한번 드러낸 경기였다. 2003년 마이큐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 등 매번 중요한 경기에서 그의 발목을 잡았던 박용욱과의 대결이라 경기전 고전이 예상됐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유의 의표를 찌르는 전략으로 누구도 예상못한 완승을 이끌어냈다. 강민은 1, 2경기에서 예상을 뒤엎고 박용욱의 전매 특허인 ‘매너 파일런’ 전략을 구사해 물량의 우위를 바탕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이승원 해설은 “강민이 준비한 이번 4강전 전략은 가장 ‘박용욱스런 전략’이었던 것 같다”며 “이같은 의외의 전략이 다시한번 제대로 먹혀들었다”고 경기를 분석했다. 이런 추세라면 마재윤과의 결승전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오랜만의 메이저 결승전을 벌이는 것이지만, 강민의 올 시즌 목표는 거창하다. 팀전인 프로리그 우승과 함께 내심 두개의 개인전 우승컵을 받는 것이 목표다. 연간 MSL과 OSL이 각각 3번씩 총 6번의 스타리그가 열린다는 점에서 다소 무리한 목표같기도 하지만, 최근 강민의 포스를 보면 결코 오르지못할 산만 같지는 않다.

강민은 종족을 불문하고 특유의 전략과 고급 유닛 컨트롤로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단체전에서 작년 시즌에 비해 다소 부진한 것이 흠이지만, 개인전에선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같은 강민의 상승세는 e스포츠판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변함없는 실력과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라이벌 임요환·홍진호 등과 함께 ‘올드보이의 반란’을 주도하며 신·구 프로게이머간의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 특히 S급 신예들의 급부상으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많은 고참급 선수들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e스포츠 전문가들은 “스타크래프트는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다. 컨트롤이나 물량에 의한 승부도 재미있지만, 기발한 전략으로 상대선수를 제압할 때 대리만족을 느끼게 마련이다.”라며 “강민처럼 타고난 전략으로 명승부를 자주 연출하는 선수가 더 많이 나와야 멀어지고 있는 팬들의 시선을 다시 e스포츠판으로 끌어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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