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실리콘 국내 시장 폭풍전야

Photo Image

국내 전자 실리콘 시장이 국내외 대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한국이 고부가 실리콘의 주요 시장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해외 대형 실리콘 업체들이 한국 공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도 실리콘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한국다우코닝이 20년 이상 주도해 온 국내 실리콘 시장에 바커·GE도시바실리콘스 등의 다국적 기업과 KCC·동양제철화학 등 국내 대기업들이 본격 참여하면서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성장하는 한국 시장=실리콘은 건축·화장품에서 자동차·전자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 걸쳐 다양하게 쓰인다. 국내 실리콘 시장 규모는 올해 4500억원에서 2010년엔 6000여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관련 소재의 수요가 늘고 있다. 실리콘은 내열·내구성이 좋아 대형 평판 디스플레이의 방열 소재나 LED용 광학 소재, 실링재, 반도체 공정 재료 등으로 영역이 커지며 에폭시나 산업용 테이프·고무 등을 대체하고 있다.

 ◇격화되고 있는 경쟁=1980년대에 진출한 한국다우코닝이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가운데 GE도시바실리콘스코리아와 바커케미칼코리아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KCC가 실리콘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선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CC는 향후 10년간 1조원을 투자, 전주에 이어 충남 대죽에 2공장을 건설해 2012년까지 현재의 5배인 연 20만톤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3000억원을 투자해 폴리실리콘 라인도 구축한다. 이원호 상무는 “세계 4대 메이저 실리콘 업체가 목표”라고 말했다. 동양제철화학도 연산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GE도시바실리콘스코리아는 분당에 기술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국내 전자 및 자동차 업계에 대한 기술 영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휴대폰·PDP 공정용 신제품을 통해 올해 25% 이상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커케미칼코리아도 한국 진출 10년을 맞아 국내 전자 및 태양발전 산업 공략을 강화하기로 하고 인력 확충 등에 나섰다.

 ◇차별화 전략=국내 기업들은 실리콘 분야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독자적인 실리콘 산업 기반이 전무했던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시급하기 때문. 외국계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전자 분야에 대한 맞춤형 소재로 고객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소재 솔루션을 미리 제시한다는 것.

 외국계 기업들은 다우코닝을 제외하곤 국내 생산 기반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반면에 국내 업체들은 정밀 실리콘 분야의 기술력이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것이 변수로 꼽힌다. 또 전자 분야의 단가 하락 압력으로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주요 업체의 증설이 마무리되는 2008년 이후 공급 과잉도 우려된다.

 구본광 GE도시바실리콘스코리아 사장은 “실리콘은 정밀 소재를 다품종 소량 생산해야 하는 까다로운 산업”이라며 “시장의 필요에 앞서가는 제품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