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은 눈녹듯 사라지는 브랜드’ ‘한국의 구글, 이제는 여름날에 내리는 한낱 서리’
국내 검색 포털 1위 기업인 NHN이 검색 벤처 ‘첫눈’ 인수를 공식 발표한 29일, 첫눈 공식 블로그는 오뉴월에 걸맞지 않게 온통 ‘첫눈’ 얘기로 뒤덮였다. 그런데 웬 일인지 환영보다는 아쉬움을 나타낸 댓글 일색이다.
정확히 1년 전인 2005년 6월 네오위즈로부터 분사한 ‘첫눈’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자체 검색 기술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와는 다른 개념의 검색 정책인 ‘바다정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호언장담할 때부터 네티즌 사이에서 첫눈은 ‘네이버의 얼터너티브(대안)’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꼬박 1년 첫눈이 내리길(첫눈의 상용화를) 고대했던 이용자들은 이번 인수가 못내 서운하기만한 눈치다.
장병규 첫눈 사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첫눈 사이트의 폐쇄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구글랩스처럼 서비스를 실험하는 사이트로 구상중”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검색 포털로서의 첫눈 상용화는 불투명해졌음을 시사했다.
대형 포털이 실력 있는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긍정적인 시도다. NHN은 첫눈 인수로 확보한 우수 인력과 기술력을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밝혔다. 하지만 수개월간 진행된 이번 협상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은 네티즌뿐만이 아니다.
‘디시인사이드’와 손을 잡으면서 대형 포털의 반대편에서 중소 인터넷 기업의 경쟁력을 배가하겠다던 첫눈의 다짐을 기억하는 기업들도 그중 하나다. 장 사장은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다소 부정적인 질문에 “피인수는 패배가 아닌 중소벤처에 대한 희망이 될 것”이라는 인상깊은 답을 남겼다.
‘첫눈은 녹기 마련일까요. 그래도 매년 겨울이면 첫눈도 함박눈이길, 쌓이길 바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눈이든 또 내리긴 하겠지요.’
첫눈 공식 블로그의 한 네티즌의 글을 보며 내년 겨울에는 첫눈의 이번 ‘결단’이 탐스러운 함박눈으로 쏟아지길 기대한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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