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산업의 성장엔진이자 각종 솔루션·콘텐츠 산업에 부가가치를 얹어준 무선인터넷 서비스 분야가 최근 사회적인 유해 콘텐츠 논쟁에 휘말리고 경쟁매체가 대거 등장하면서 ‘성장동력’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텔레콤·KTF·LG텔레콤 이동통신 3사의 무선인터넷 실적은 거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로 따졌을 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늘어났으나 올 들어서는 전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인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청소년의 성인물 접속과 과다요금 청구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데다, 위성·지상파 DMB 보급이 늘어나면서 무선인터넷 수요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사업자·시민단체가 함께 벌인 성인물 접속차단 등 자정노력이 유해 논란을 상당 부분 잠식시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속적인 이동통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새로운 활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데이터 ARPU가 지난해 4월 9780원에서 올 4월에는 1만1234원으로 약 14.9%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만2226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오히려 줄어들어 정체를 거듭하고 있는 추세다. KTF와 LG텔레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TF는 데이터 ARPU가 지난해 4월 6218원에서 1년 후인 올 4월에는 6928원으로 11.4% 늘어났지만, 역시 지난 1월 최고치인 7331원에 비해서는 추락했다. LG텔레콤은 지난해 4월 3207원에서 올 4월 3313원으로 3.3% 증가한 반면에 지난 1월 4108원보다는 크게 감소한 실정이다.
특히 이동통신 3사의 무선인터넷 데이터 ARPU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자메시지서비스(SMS)가 포함돼 있어, 이를 제외한다면 실제 무선인터넷 매출 하락세는 심각할 것이라는 추정이다.사업자에 따라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최고 20%까지 급감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사업자 고위 관계자는 “올 들어 순수 무선인터넷 실적은 3사 모두 보합세거나 감소세”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막연하게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어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올 하반기부터다. 최근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업자·시민단체 등이 청소년의 성인물 접속 차단 등 자정노력을 펼치기로 하면서, 그동안 문제가 돼 왔던 ‘야설’도 오는 9월이면 공식 중단된다. SK텔레콤은 이 서비스 하나로 연간 120억원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각종 성인물 서비스가 제한되면 무선인터넷 사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무선인터넷 콘텐츠제공업체(CP)의 한 실무자는 “매출 감소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사회 일각에서 갖고 있는 무선인터넷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그동안 이동통신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WCDMA·HSDPA·와이브로가 본격 상용화되고, 위성·지상파DMB 보급이 빠르게 늘어날 경우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신규 서비스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한층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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