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운용체계(OS)의 정품 여부를 확인하는 툴을 배포키로 한 데 대해 정품 보유자들도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툴을 일단 설치하면 지울수 없게 돼 있는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MS는 최근 윈도 OS의 윈도 업데이트(windows update) 기능을 이용해 ‘WGA 노티피케이션(Windows Genuine Advantage Notification)’ 툴의 사전공개(prerelease) 버전을 윈도 OS 사용자에게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최종 버전이 아닌 제품을 윈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문제며,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이 업데이트를 일상적인 보안 업데이트로 오해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문제삼았다. 본지 16일자 20면 참조
그러나 이제 정품 윈도 OS를 보유한 사람들까지 이 같은 방법의 비윤리성과 위험성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이 툴이 작동하지 않게 만들거나 적용을 피해갈 수 있는 방법까지 고안했다.
◇정품 윈도 사용자도 반발=사용자가 자신의 PC에 WGA 노티피케이션 툴을 설치, 실행하면 △윈도 XP 제품 번호 △PC 제조업체 △OS의 버전 △PC 바이오스 정보 △사용자의 지역 설정 및 언어 등이 MS에 전송된다.
또 이 툴은 사용자의 윈도 OS가 정품이 아닐 경우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보안 프로그램 업데이트 등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든다. 지난 몇 주 동안 WGA 노티피케이션 툴이 사용자의 PC가 시작될 때마다 MS 서버에 연결해 정보를 전송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이 툴은 사전공개 버전이므로 수백만 윈도 OS 사용자들은 의식하지 못한 채 MS의 불법복제차단 툴의 시험 운영 대상이 되고 있어 불법복제 반대자나 과거에 WGA 툴을 지지했던 사람들조차 비윤리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업데이트가 설치된 후 사무실 PC의 작동이 느려지거나 멈춰버려 이를 고치느라 몇 시간을 보냈다. WGA 노티피케이션은 베타 버전이며 결함이 있다. 이것은 업데이트의 일부로 배포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고객까지 등장했다.
◇WGA 피하는 법 등장=일부 윈도 OS 사용자들은 불법복제 확인을 피하거나 이 툴을 삭제하는 해킹툴 등을 인터넷에 내놓고 있다. 한 웹 사이트는 MS의 WGA 툴이나 WGA 노티피케이션 툴의 경고 메시지가 작동되지 않도록 하는 회피 방법 15가지를 제시했다. 회피 방법은 방화벽 SW를 사용하는 MS SW 제품들을 차단하는 단순한 방법부터 WGA 툴의 일부분을 손상된 버전으로 바꾸는 복잡한 방법까지 다양하다.
어떤 고객은 “MS가 지난 2004년 WGA 툴을 처음 선보인 지 며칠 만에 회피 방법이 나왔고 그래서 MS는 이 툴을 다시 만들었다. 이것은 사용자들이 아니라 MS에게만 중요한 업데이트다”라고 꼬집었다.
MS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WGA 툴을 사용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이익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MS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사용 중인 윈도 OS의 약 3분의 1은 불법복제품이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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